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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③유니버셜 디자인, 노인을 위한 착한 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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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③유니버셜 디자인, 노인을 위한 착한 주택 거동이 어려워 휠체어 등을 이용해 이동하는 노인들을 위해 휠체어 등에 앉아서 요리할 수 있게 낮게 설계된 주방.[사진출처=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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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고령화가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유니버설디자인(universal design)'이 노인들을 위한 주택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07년 '고령친화도시(Age-friendly Cities)' 개념을 도입합니다. '내 집처럼 편안한 주거환경에서 노후보내기(Aging in place)’를 세계로 확산시키기 위해서입니다.


노인들은 일반적으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보다는 익숙하고 친숙한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노인들이 실버타운이나 요양시설 등으로 옮기지 않고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입니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는 60세 이상 노인의 약 50%가 지난 25년간 거주해 오던 근린지역에 살고 있습니다. 양로원이나 요양원, 장기보호시설 등에 입소하는 65세 이상 노인의 60% 이상도 지난 25년간 거주하던 집에서 반경 25마일(약 40㎞)을 벗어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일본의 경우도 아무리 시설과 환경이 좋아도 노인들은 현재 살고 있는 도시를 떠나지 않으려고 한다는 조사결과가 있습니다. 일본은 고령사회 초기에 실버타운을 도시에서 벗어난 외진 곳에 지었다가 실패를 맛봤습니다. 노인들이 소외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방황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도시나 도시 근교에 소규모 실버타운 위주로 공급합니다. 의료시설을 완비하지 않고 최소한의 간호시설만 갖추며, 도심의 가까운 병원과 연계하는 것을 더 중요시 한다고 합니다.


노인들은 노화로 인해 시각, 청각, 촉각 등 감각의 쇠퇴와 근력, 지구력, 민첩성 등이 떨어지고 기억력과 학습능력도 떨어져 자주 다칩니다. 주목할 만한 것은 노인들이 다치는 대부분의 사고가 집에서 발생하는데 나이가 많을수록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그 만큼 많기 때문입니다.


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상해사고의 57.4%가 집에서 발생하는데, 90세 이상의 경우는 무려 85.3%가 집에서 다칩니다. 그래서 노인들은 이런 부분이 충분히 고려된 주택에서, 주변에 친구들이 많은 익숙한 환경에서 살기를 원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 노인들의 주거지인 실버타운에눈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이 기본입니다. 쉽게 여닫을 수 있는 슬라이딩 도어와 신발을 신고 벗기 편하게 현관에는 의자가 있고, 문턱이 없습니다. 또 노인의 키에 맞도록 싱크대의 높이를 낮추거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세면대 등이 구비돼 있습니다.

[과학을 읽다]③유니버셜 디자인, 노인을 위한 착한 주택 욕실에서 넘어쳐 다치는 노인들이 많아지면서 욕조의 중간을 잘라 턱을 없애고, 거기에 문을 달아 물이 빠지는 것을 막는 유니버셜디자인으로 고친 욕조.[사진출처=유튜브 화면캡처]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한 휠체어 접근이 수월한 접근로와 집안 곳곳에 설치된 안전손잡이, 낙상방지를 위한 욕실과 거실이나 침실 바닥의 미끄럼방지 시설 등은 필수 요소입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살던 집에 유니버셜디자인을 적용해 리모델링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턱이 높은 쓰던 욕조의 중간을 잘라 문이 달린 욕조로 만들고, 집안의 문턱을 모두 없애거나 욕실이나 화장실 곳곳에 안전 손잡이를 설치하는 식입니다.


생활환경디자인연구소 관계자는 "고령화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인 만큼 유니버설디자인을 활용한 노인 주거시설의 '베리어프리(Barrier Free, 무장애)'가 보편화 되고 있다"면서 "노인들이 생활하는 시간이 가장 많은 주택은 다시 짓거나 리모델링할 경우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최근 주택설계는 처음부터 유니버설디자인이 대부분 적용된다"고 말했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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