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세수전망' 계속되는 헛발질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올해 국세수입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18조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부 세수추계의 정확성 문제가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국세수입 규모가 26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에서 "올해 세수는 260조원을 조금 넘을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국채상환을 포함해 사용을 폭넓게 고민 중이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지난 8월16일 "올해 15조원의 초과세수가 발생하고 그 기저효과로 향후 5년 동안(2018~2022년) 당초 계획보다 60조원의 초과세수가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이달 6일에는 "올해 초과세수는 17조원+알파(α) 정도로 20조원을 훨씬 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을 바꿨고, 8일만에 표현을 바꿔 초과세수 규모를 18조원 수준으로 다시 늘린 것이다.

정부는 당초 올해 본예산을 편성하면서 세수를 242조3000억원으로 예상했기 때문에 현추세라면 18조원 가량 초과달성하게 된다. 추가경정예산(추경)에서는 세수를 251조1000억원으로 제시해 이에 비해서도 9조원 이상 많은 규모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 2일 발간한 '2018년 세입예산안 분석 및 중기 총수입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수를 260조4000억원으로 분석했다. 초과세수는 본예산에 비해 18조1000억원, 추경에 비해 9조3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재부는 대규모 초과세수가 발생한 데 대해 예상보다 호조를 보인 경제상황을 꼽고 있다. 지난해 예산을 편성할 때만 해도 올해 한국 경제가 2% 중반대 성장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2분기 이후 수출호조에 힘입어 올해 3%대 성장이 가시권에 들었다.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도 당초 2.6%에서 지난 7월25일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추경 등 정책효과를 근거로 3.0%로 상향 조정됐다. 당시 제시한 세수 전망과 비교해도 초과세수는 3조원 가량 차이가 난다.

성장률이 올라가면서 세수가 자연 증가하게 되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정부의 세수 추계의 정확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익명을 요구한 경제전문가는 "기재부 세제실이 중심을 잡고 정확한 세수 전망을 내놓아야 한다"면서 "김 부총리가 자주 말을 바꾸는 모습을 보이면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김 부총리는 지난 8월2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지난해부터 이어진 초과세수와 관련해 "세입예산보다 세수가 많이 걷히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다"며 "재정당국이 세수추계를 좀 더 전문적으로 해야 하는데 미흡한 점이 있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최대한 정확히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