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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일자리, 그 모호함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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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간 늘어야 소득 늘었는데
-근로시간단축이 일자리 늘릴까
-각종 연구결과는 그렇지 않아
-최저임금,통상임금도 모호한 경계선
-부작용 감안않고 무리하게 밀어붙여선 안돼


문재인 대통령이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어떻게든 밀어붙일 모양이다. 국회 통과가 최우선이지만 안되면 행정해석을 고쳐서라도 장시간 근로관행을 뜯어고치겠다고 한다. 주 52시간 노동시간을 준수하면 일자리 20만4000개를 창출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근로시간 단축은 그러나 산업현장에서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기업은 '노동의 증가가 곧 생산의 증가'라고 믿었다. 근로자는 연차까지 반납하며 야근,특근,주말근무를 하게 되면 '노동의 증가가 곧 소득의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장시간 근로를 마다하지 않았다.

장시간 근로를 없애야 한다는 데 노사 모두가 당위성은 인정하지만 근로시간 단축이 일과 삶의 균형, 일자리의 증가, 소득의 유지로 이어질 것인가를 두고는 경계선이 뚜렷하게 그어진다. 정부는 줄어든 근로시간으로 일자리가 그만큼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기업들은 인건비 상승이 없는 근로시간 단축을, 근로자는 소득의 변화가 없는 근로시간 단축을 주장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나 국제노동기구의 분석으로는 근로시간 단축이 일자리창출과 연결되지는 않았다. 무리한 법과 제도 강행의 피해는 결국 영세, 중소기업에 돌아간다는 연구결과도 많다.


근로시간은 최저임금의 단위인 시급(時給)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업종과 사업장마다 근로시간 유급휴가 등 근로조건이 다양하기 때문에 시급의 기준을 정하기 어렵고 주무부처와 법원도 해석이 제각각이다. 계산법에 따라 근로시간이 늘어나면 최저임금이 늘어나고 인건비 부담이 폭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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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의 기준도 혼란을 준다. 현행법에서 최저임금은 기본급과 월 고정수당만을 최저임금 계산을 위한 산입 대상에 포함한다. 1개월을 초과해 지급하는 정기상여금이나 복리후생 성격의 수당, 시혜적 성격의 현물급여 등은 모두 제외된다. 최저임금이 9000원, 1만원으로 높아지면 대기업 사업장의 근로자가 최저임금보다 못받는 일도 벌어진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역시 노동계와 경영계의 분류기준에 따라 643만명에서 1145만명으로 큰 차이를 보인다. 기아자동차의 통상임금 소송에서 1심 법원이 노조의 손을 들어주자 통상임금의 범위와 규정, 신의칙의 세부지침을 하루 빨리 제도화해야 한다고 목소리가 높다. 당장 특근,야근을 줄이는 기업, 자동화기기를 도입하는 편의점과 식당이 늘면서 일자리감소와 소득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모호한 기준을 바로 세우는 정책을 만들겠다면 제도의 파급효과와 그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최근 일자리와 관련된 논의는 정확한 분석결과 없이 진행되고 있어 또 다른 부작용을 낳지 않을까 걱정된다.




이경호 산업부 차장 gungh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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