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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美 장단기 금리차 축소와 경기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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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美 장단기 금리차 축소와 경기둔화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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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미국의 9월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훨씬 더 나쁘게 나왔다. 장단기 금리 차이가 줄어들면서 경제성장률이 낮아지고 고용 증가세도 꺾일 가능성이 높다. 이는 통화정책뿐만 아니라 증권시장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9월 미국 비농업 부문에서 고용자수가 3만3000명 줄었다. 2010년 9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허리케인 영향으로 전문가들이 고용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데이터는 기대를 크게 밑돌았다. 블룸버그 조사에서 전문가들이 전망한 중간 값은 10만명이었다. 고용이 줄어들 것이라는 응답을 보인 전문가는 단 한 사람도 없었다. 그만큼 9월 고용은 '역 서프라이즈'였다.

이러한 고용 부진이 일시적인가 아니면 경기 둔화 신호인가 대해서 따져볼 시기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통화정책 목표가 물가안정과 더불어 고용 극대화인데, 만약 고용 상황이 좋지 않다면 Fed가 더 이상 금리를 올리지 못하고 양적 축소도 적극적으로 단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장단기 금리 차이를 보면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낮아지고 고용 증가 폭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이른바 기간 프리미엄 때문에 만기가 긴 채권일수록 수익률이 높다. 또한 금리에는 기대되는 미래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포함되어 있어서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면 단기 금리보다는 장기 금리가 높아진다.

보통 국채 10년과 2년 수익률 차이를 장단기 금리 차이로 설정하고 향후 경제성장률을 전망한다. 일부 학자들은 장단기 금리 차이 하나만으로 복잡한 거시경제모델보다 경제성장률을 더 잘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필자가 2000년 이후 데이터로 분석해보면 10년과 2년 국채수익률 차이가 경제성장률에 6~8분기 선행해서 움직여왔다. 금리 차이가 고용에 대해서도 비교적 높은 상관관계(상관계수 0.63)로 27개월 앞서갔다.


2016년 1분기를 정점으로 장단기 금리차이가 축소되고 있다. 예를 들면 10년과 2년 국채수익률이 차이가 2016년 1분기에 1.20% 포인트였는데, 올해 3분기에는 0.88% 포인트로 줄었다. 아직도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높아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낮지만, 금리 차이 축소는 지속적으로 경기와 고용 둔화를 예고하는 것이다. 지난해 월평균 18만6700명 증가했던 고용이 올해는 9월까지 14만8200명으로 줄어들고 있다.


Fed가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지켜보는 개인소비지출물가지수도 올해 들어 8월까지 1.8% 상승에 그쳐, 목표로 내세운 2%를 밑돌고 있다. 미국 경제가 회복되었지만 아직도 실제 국내총생산(GDP)이 잠재 GDP 아래에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물가 안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고용마저 증가세가 둔화되면, 금리 인상과 양적 축소를 포함한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은 여기서 더 이상 나갈 수 없을 것이다.


주식시장은 이를 '골디락스'라 반기면서 상승세를 더 이어갈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 등이 과거 평균보다 훨씬 더 높아 주식시장에 거품이 발생했다. 주가가 산업생산, 소매판매, 고용 등 경제지표에 비해서도 너무 앞서가고 있다. 거품이 터지기 직전의 큰 파도에 타는 것은 위험해 보인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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