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 경찰 적발량 관세청보다 10배↑…통관 '구멍'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지난해 경찰의 대마초 적발량이 관세청보다 10배 가까이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필로폰 역시 경찰의 적발량은 매년 늘고 있지만 관세청의 적발량은 오히려 감소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명재 자유한국당 의원이 관세청과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1차 장벽인 관세청을 통과하는 마약이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작년 관세청이 적발한 대마초는 8464ｇ이었다. 그러나 경찰이 적발한 중량은 8만1564ｇ으로 집계돼 경찰 적발 대마초가 10배 가까이 많았다.

관세청은 여행자나 국제우편·특송화물을 국가 간 경계에서 검색해 마약을 적발한다. 경찰은 국내에서 직접 생산하거나 해외에서 국내로 들여온 마약을 단속한다.

박 의원은 대마초를 국내에서 직접 재배하는 경우도 있지만, 국내 유통 적발 대마초가 국경 적발 대마초보다 10배 가까이 많은 것은 통관에 구멍이 뚫린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경찰청이 올해 8월까지 적발한 대마초의 중량은 3만6000여ｇ이었다. 반면 관세청이 6월까지 적발한 대마초는 3000여ｇ에 불과해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필로폰 적발량을 비교해도 관세청과 경찰과 차이를 보였다.

관세청의 필로폰 적발량은 2013년 3만186ｇ, 2014년 5만812ｇ, 2015년 7만2021ｇ에서 작년 1만9611ｇ으로 대폭 감소했다.

반면 경찰의 적발량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2013년 7천653ｇ이었던 필로폰 적발량은 2015년 7천856ｇ으로 늘고서, 작년 1만579ｇ으로 훌쩍 뛰었다.

올해 6월까지 관세청의 필로폰 적발량은 1만5490ｇ이지만, 경찰은 8월까지 1만3393ｇ을 압수했다.

관세청은 단속역량을 강화하고 검색 체계를 개편해 마약류 밀반입 증가에 대처한다는 계획이지만 근본적으로 단속 인력이 부족하단 지적이다.

공·항만세관 감시업무 수행부서는 대부분 24시간 2교대 근무이다. 감시직 중 77%(2016년 기준)가 2교대로 월평균 288시간을 근무하고 있다.

주5일 근무 기준이 160시간인 점을 고려하면 128시간을 초과 근무하고 있는 셈이다.

박명재 의원은 "해외에서 들어오는 마약을 일차적으로 걸러주는 관세청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대대적인 인력보강으로 통관검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