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9월 금융안정회의 결과
고신용자 신용대출 증가 추세…2012년 4.7조→올 상반기 14조 증가
은행서 중신용대출 5년여간 11조 ↓…리스크 관리 강화 영향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중신용자(4~6등급) 대출수요가 저축은행, 신용카드사 등 비은행권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의 중신용자 신용대출 규모가 지난 5년여간 11조원 넘게 감소한 반면 비은행권에서는 17조원 이상 늘었다.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중신용자들의 금리부담이 더욱 높아졌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9월 금융안정상황 점검회의' 결과에 따르면 2012년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비은행금융기관의 중신용자 신용대출은 17조6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은행의 중신용자 신용대출은 같은 기간 11조7000억원 감소했다. 이에 전체 금융기관에서는 중신용자 신용대출 규모가 5조9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은행권에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 은행의 대출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중신용자들이 신용카드사, 저축은행 등으로 발길을 돌린 것이다. 같은 기간 신용카드사의 중신용자 신용대출은 6조4000억원, 저축은행에서는 3조7000억원 늘었다.
이 때문에 비은행권에서는 중신용자의 신용대출 비중이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비은행권에서 실행되는 신용대출 중 중신용자의 비중은 43~64%를 차지했다. 특히 저축은행과 신용카드사가 각각 63.7%, 60.2%로 비중이 높았다.
반면 은행은 고신용자(1~3등급)가 77.9%로 큰 비중을 보였고, 대부업체에서는 저신용자(7~10등급)가 73.1%를 기록했다. 업권별 중신용자 신용대출 규모는 은행이 20조5000억원, 신용카드사가 18조2000억원, 상호금융이 11조5000억원, 저축은행이 6조1000억원 순을 나타냈다.
전체 금융권에서는 고신용자들의 신용대출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추세다. 고신용자 신용대출 규모는 올해 2분기말 기준 114조8000억원(55.3%)으로 전체(207조7000억원)의 절반을 넘어섰다. 중신용자와 저신용자는 각각 67조1000억원(32.3%), 25조8000억원(12.4%)을 기록했다. 고신용자 신용대출의 경우 2012년 4조7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올해 들어선 상반기에만 14조원 늘었다.
중신용자의 신용대출 금리는 금융기관 별로 20%포인트 넘게 차이가 났다. 은행의 중신용자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5.7%에 불과했지만, 대부업체는 27.6%로 나타났다. 5등급 차주 기준 상호금융사의 신용대출 금리는 7.5%, 카드사는 10.7%, 저축은행은 21.3%를 기록했다. 한은은 이러한 격차의 원인으로 대출원가 차이를 지목했다.
금리 구간별 신용대출 분포를 살펴보면 중신용자 대출은 상대적으로 넓은 구간에 분포돼 있었다. 중신용자 신용대출 74.2%가 금리 5~20% 구간에 속해 있었고, 20%를 넘는 금리구간에서도 13.5%를 비중을 보였다. 반면 고신용자 대출은 5% 미만, 저신용자는 20% 이상구간에 집중돼 있었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과 상호금융은 신용도가 높고 소득 증빙이 가능한 중신용 차주에 낮은 금리로 대출을 하는 반면 저축은행, 대부업체는 신용도가 낮은 차주에 높은 금리로 대출을 취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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