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초안보다 후퇴, 유류공급의 30% 정도 차단 타협점
에너지 제재 실질적 北압박, 국제공조 강화 실효 예상
정부 고위 관계자 "강력한 고통 체감, 효과 확실할 것"
전문가 "중·러 단기 동참…北 더 큰 도발 가능성 우려"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안은 당초 미국의 초안보다 후퇴했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협조를 끌어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둘 수 있다.
결의안의 최대 쟁점이었던 원유 수출금지를 놓고 미국과 중국, 러시아가 대립한 결과 전체 유류공급의 30% 정도가 차단되도록 타협점을 찾는 선에서 끝이 났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러의 찬성을 이끌어낸 만큼 향우 제재 국면에서 중러가 협조한다면 실질적으로 북한을 압박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2일 "실질적으로 제재를 통해 북한을 압박하기 시작한지 1년 정도"라면서 "그동안 중국과 러시아의 비협조로 제재가 실효를 거두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질적으로 북한은 생명줄인 에너지 부문의 제재로 경제적 고통을 체감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석유제품 금수 조치 외에 섬유제품 수출금지와 해외 노동자 송출 제한으로 연간 10억달러(1조1350억원)에 상당하는 외화벌이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추산됐다. 원유 공급 상한선 제한에 따른 추가적인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2005년 북한에 대한 제재의 일환으로 태국의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한계좌를 동결했을 때 당시 김계관 북한 외무성 1부상은 "금융은 피와 같고, 금융이 멎으면 심장이 멎는다"면서 계좌 동결을 풀어달라고 미국에 호소한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을 압박하기 위해서는 목숨이 아슬아슬하게 붙어 있을 정도로 압박을 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그렇게 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면서 "미국의 초안보다 약하다고 하지만 제재안은 실행하기에 달렸다. 중국과 러시아의 협조가 뒤따른다면 북한은 강력한 고통을 체감하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박정진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부소장은 "국제사회의 폭넓은 참여와 중국과 러시아의 참여를 이끌어낸 만큼 이번 제재를 통해 북한은 확실하게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 "최근 원산 항공에어쇼가 취소되고, 평양시내의 휘발유 가격 상승 등은 유류 소비분이 부족하다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고 제재가 먹혀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박 부소장은 "다만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제재에 6개월 이내로 단기적인 기간은 동참하겠지만 장기적으로 제재 국면을 끌고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장기적인 국면에서의 대처방안이 필요하다"면서 "또 경제적 타격을 입으면서도 그에 대한 반발로 더 큰 도발을 해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북중 국경지역에 대한 민간거래의 차단 여부도 중요한데 이 부분에 대한 조치가 없는 부분도 아쉬운 부분이다. 박 부소장은 "경제적 타격이 심해지면 북ㆍ중 국경지역의 민수거래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해결하려 할 것"이라면서 "중국이 여전히 제재 성공의 키를 쥐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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