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11일 열린 가운데 야당의 송곳 검증이 예상된다. 그간 박 후보자를 둘러싸고 불거진 종교적 편향성과 뉴라이트 역사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외에도 부동산 다운계약서 작성과 위장전입 논란, 병역특례 연구원 허위 복무 의혹, 무상 주식 증여, 셀프 포상 등도 검증 대상이다.
◆창조론 논란=앞서 박 후보자는 지난달 24일 문재인 정부 초대 중기부 장관에 지명된 직후 한국창조과학회 이사를 사임했다. 이 학회는 진화론을 부정하고 기독교 성경 내용인 창조론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겠다는 단체다. 박 후보자는 이 학회의 국제위원장과 이사로 활발히 활동했다.
박 후보자는 2007년 학회 학술대회에서 “오늘날 자연과학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가 진화론의 노예가 됐다”며 “사회에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창조론으로 무장된 사람들의 배치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인터뷰에서 “포항 땅을 주님이 우리에게 주셨다”고 발언한 내용도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박 후보자는 “하나님을 믿는 기독교 신자로서 창조론이 아닌 창조신앙을 믿고 있고 한 번도 창조론을 연구한 적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국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그는 “종교적 신념과 공익적 판단이 충돌하면 공익을 최우선시 하겠다”고 강조했다.
◆독재 미화·뉴라이트 역사관=박 후보자의 뉴라이트 역사관도 쟁점이 될 예정이다. 박 후보자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미화하고 1948년 정부 수립을 건국으로 보는 뉴라이트 역사관을 옹호했다는 역사관 논란에 휩싸였다.
박 후보자는 2015년 포항공대 교수로 재직할 때 제출한 연구보고서에서 1948년 정부수립을 건국으로 보고 이승만 정부 당시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립을 위해 독재가 불가피했다고 적었다. 이는 1919년 상해 임시정부 수립을 건국 시기로 규정한 문재인 대통령의 역사관과는 차이가 있다.
그는 또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지난해 11월 뉴라이트를 대표하는 이영훈 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를 초청해 ‘대한민국 건국’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2014년 7월에는 극우 논객으로 유명한 변희재씨를 초청해 포항공대 간담회를 열었다는 의혹도 나왔다.
이에 대해 박 후보자는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부끄럽게도 대한민국 건국과 정부 수립이 다르다는 사실도 이번에야 알았다”며 자신의 역사적 무지를 탓했다.
◆아파트 다운계약·셀프 포상·허위복무·위장전입=박 후보자에 대한 도덕성 논란도 불가피하다. 박 후보자를 둘러싼 다운계약서 탈세 의혹, 병역특례 연구원 허위 복무 의혹, 자녀 2명의 이중국적 문제 등이 야당의 표적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철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박 후보자의 부인이 2015년 8월 포항시 북구 양덕동 아파트 분양권을 매입하면서 다운계약서 거래로 탈세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 후보자는 국회 서면 답변서에서 “당시 충분히 인지하지 못했던 사안으로 세밀히 챙기지 못한 불찰이 있다”며 이를 인정했다.
정유섭 한국당 의원은 박 후보자가 병역특례 연구원으로 근무할 때 복무 기간은 5년(1996년 3월1일~2001년 2월 28일)이지만, 복무 기간 중의 연구원 재직 기간은 4년4개월(1996년 10월 30일~2001년 2월 28일)로 8개월이 모자란다며 허위복무 의혹을 제기했다.
곽대훈 한국당 의원은 박 후보자가 2012년부터 포스텍 창업보육센터장으로 재직하면서 보육기업 주식을 무상으로 증여받고 연구개발수당을 독차지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또 이찬열 국민의당 의원은 박 후보자가 포스텍 기술지주 대표이사 재임 시절인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자신을 포함한 이사 3명에 대한 임원 포상금 지급 안건을 발의·의결해 자신에게 3000만원을 ‘셀프 포상’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또 박 후보자의 장남(17)이 2015년 박 후보자와 사업관계로 얽힌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대표가 임대 중이던 서울 강남구 오피스텔에 위장전입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차남(15)과 막내딸(13)은 한국과 미국 국적을 동시에 보유한 이중국적자라고 주장했다.
한편 박 후보자에 대한 여러 논란이 불거지면서 인사청문회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 후보자는 자진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상태다.
디지털뉴스본부 김경은 기자 sil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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