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운전자론' 주창했지만…김정은 추가 도발 가능성
북한이 3일 6차 핵실험을 감행하면서 문재인 정부가 강조한 '한반도 운전자론'의 입지가 더 좁아지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와 관련된 사안에는 우리가 운전석에 앉겠다는 '운전자론'을 주창해왔다. 하지만 이번 핵실험으로 사실상 운전대를 잡고 있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끌려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회의론까지 나오고 있다.
4일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핵실험에 맞서 양국 외교ㆍ국방 당국 간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정례화하기 위한 구체적 운영방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제는 북한이 6차 핵실험으로 이른바 '레드라인'에 근접했고 앞으로도 도발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취임 후 잇단 북한의 도발에도 대화의 손길을 내밀었던 문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머쓱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지난달 29일 북한이 일본 열도 상공을 통과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문 대통령은 정의용 안보실장이 주재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내용을 보고받고 "강력한 대북 응징 능력을 과시하라"고 지시하는 등 강경책을 내놨었다. 하지만 북한은 보란 듯이 핵실험을 감행했다. 취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좁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사실상 주도권이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에게 넘어가 문 대통령이 강조한 '운전자론'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북한은 우리나라는 무시한 채 핵보유국이라는 인정을 받아 미국과 대화에 나서겠다는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우리나라는 운전석은 고사하고 차에 올라타지도 못하는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과거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번갈아 진행했기 때문에 당분간은 미사일 발사 등을 통해 무력을 과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괌 포위 사격 위협 이후 미국 여론이 요동쳤기 때문에 이를 염두에 두고 괌 방향으로 미사일 도발을 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등장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관련 전문가는 "무력시위를 계속해 핵보유국의 지위를 인정받은 상태에서 미국과 담판을 짓겠다는 게 북한의 의도"라고 설명했다.
[운전대 잡은 김정은]①'한반도 운전자'는 누구인가
[운전대 잡은 김정은]②문재인ㆍ트럼프 대통령 다른 목소리?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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