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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포기 않겠다는 北…'대화무드'에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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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NSC 상임위원회 긴급 소집…日보다 소식 8분 늦어
전문가 "ICBM 기술 완성 과시위해 추가 시험 가능성"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북한이 29일 일본 상공을 통과해 북태평양 해상에 떨어지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그동안 조성됐던 대화 분위기는 급격하게 경색될 조짐이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대외에 천명하면서 한반도 정세는 다시 벼랑 끝으로 내몰린 것이다.


이번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 26일 강원도 깃대령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쏜 지 불과 사흘 만이다.

최근 북한이 발사한 ICBM급 미사일인 화성 14형은 2단 로켓으로, 1단이 화성 12형을 기초로 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9일 괌의 주요 군사기지들을 제압ㆍ견제하고, 미국에 경고 신호를 보내기 위해 괌 주변 30∼40km 해상 수역에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네 발을 동시에 발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북한의 위협이 지속될 경우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를 날리면서 북미간 군사적 위기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그 후 북한은 지난 14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전략군사령부를 시찰하면서 괌 포위사격 방안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당분간 미국의 행태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유보 자세로 돌아섰다. 특히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가 강력한 대북제재 결의안 '2371호'를 채택한 이후 북한이 강력하게 반발을 했지만 추가적인 미사일 도발로는 이어지지 않은 점도 주목을 끌었다.


미국은 북한의 추가 도발을 자제한 부분에 대해 유화적인 제스처로 화답했다. 먼저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깃발을 들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틸러슨 국무장관은 "유엔 안보리가 만장일치로 대북 제재안을 채택한 이후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도발 행위가 없었다는 점에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며 "나는 이를 주목하고 인정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틸러슨 장관은 "이것이 우리가 고대해온 신호, 즉 북한이 긴장 수위와 도발 행동을 억제할 준비가 돼 있는지와 가까운 장래에 대화로 길을 열어볼 수 있는지의 시작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바로 이 분위기를 이어 받았다. 이날(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서 열린 지지 집회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향해 "그가 우리를 존중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나는 존중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도, 아닐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아마 긍정적인 무엇인가가 일어날 수 있다"고 덧붙여 북한과 미국의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부추기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의 상공을 지나가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로 북미간의 대화 분위기는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싸늘해졌다. 이날 일본 상공을 향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통화를 해 대북 압력을 강화하기로 인식을 같이한 것이 이를 반영한다. 일본 상공을 향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미국과 일본의 반응은 더 거세질 수도 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연구소 소장은 "한국과 미국이 대화의 문턱을 나누면서 대화 참여를 유도했지만 북한의 입장에서 대화 참여는 '핵 동결'을 위한 대화일 수밖에 없다"면서 "언제라도 괌을 포격할 수 있다는 것을 과시하면서 핵이 완성되고, 전략적 지위를 갖출 때까지는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핵이라는 억제력을 갖춘 전략적 지위를 얻은 다음에 대등한 위치에서 대화에 임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하면서 대화는 물건너 갔다는 설명이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기술을 확실하게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자 한 것 같다"면서 "미국이 대화 의지를 가지고 있지만 북한은 대화보다 핵 보유국의 지위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앞으로도 대화보다는 추가적인 미사일 도발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박정진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부소장은 "북한은 지금 시점을 여러가지 발사의 위력과 시험, 정확도를 확인하는 좋은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면서 "지속적으로 미사일 발사 시험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 부소장은 그러면서 "김정은은 핵무력 병진노선을 밀어붙일 것"이라면서 "추가 도발을 계속하면서 미국과 한국에 피로도를 높이는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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