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는 20일 "교육문제에 관한 한 지나친 혁신은 피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교육정책과 관련해 "다른 여러 가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하더라도 수능절대평가는 단계적으로 가는 게 옳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수능절대평가에 대해 "절대평가가 필요하다는 원론에는 동의하지만, 전면적으로 절대평가를 시행하면 대학에서는 변별력이 없다 하고, 수험생과 학부모는 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91점과 100점을 똑같다고 쳤는데, 어쩌다가 91점은 시험에 붙고 100점은 떨어졌다 하면 과연 승복할 수 있겠는가"라고 언급했다.
부동산 대책에 대해서는 "투기가 재산증식의 유력한 수단으로 인식되는 것, 그것 때문에 저소득층의 상대적 박탈감을 키우는 것은 피해야 한다"며 "소득보다 집값이 마구 뛰어서 좌절하는 사람이 늘어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게 내 철학"이라고 전했다.
가계부채와 관련해서는 "총량관리가 필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한계선상에 놓인 수많은 서민의 개별적 고통을 외면하면 안 된다고 금융위원장한테 당부했다"며 "도덕적 해이, 자본주의 질서 교란 등의 문제가 없는 범위에서 한계상황에 몰린 상환불능의 장기연체 소액채무는 사회가 탕감해 줄 수 있다. 우리 사회가 그 정도의 온기는 있다"고 주장했다.
이 총리는 개헌을 통해 청와대와 국회를 세종시로 옮기는 수도 이전에 대해 "다수 국민이 동의를 해주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개헌하면서 헌법에 수도 규정을 신설하는 방안에 대해 "(수도는) 헌법재판소에서도 관습헌법이라고 했다"면서 "국민 마음속에 행정기능의 상당 부분이 세종으로 가는 것까지는 용인하지만, 수도가 옮겨가는 걸 동의해줄까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책임총리로서의 역할에 대해서는 "책임총리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성에 안 차는 부분도 있지만, 청와대 눈치를 보느라 그런 것은 아니고 저의 역량부족 때문이다. 때로는 많이 자책하고 부끄러워 한다"고 자평했다.
그는 "일상적 국정은 총리에게 최종 책임이 있다"며 "정말로 책임있는 결론을 내리고 있느냐, 신속한 해결을 잘하고 있느냐 이런 점에서 책임총리의 역할을 하고자 몸부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살충제 계란 사태에 대해서도 "당연히 총리에게 최종 책임이 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필요한 얘기는 다 한다. 흔히들 금기시했던 것도 얘기한다. 그렇게 해야 국정이 하나의 목소리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라며 "예컨대 정부 고위인사의 진퇴에 대해서도 여쭈면 속마음을 얘기하신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다만, 대통령이 진지한 분이기에 일반 국민이 생각하는 맞담배 피우고 같이 술 마시고 이런 식의 소통은 아니다"며 "윗분이 진지하면 아랫사람도 크게 파격은 못 부린다. 나는 본래 약간 예능감각이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의 '북핵 레드라인' 발언 논란에 대해 "대통령도 모르지 않는다. 알면서도 그렇게 말한 것은 한미 공통의 안보개념을 드러내고, 김정은에게 더는 나가지 말고 여기에서 멈추라는 최후통첩을 정치적으로 한 것이라고 본다"고 알렸다.
이 총리는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는 "도덕적 해이나 자본주의 기본질서, 채권채무 관계를 교란하지 않는 범위에서 일정 기간 도저히 못 갚는, 큰 액수도 아닌 그런 부채는 사회가 탕감해 줄 수 있다"며 "가계부채는 총량관리가 필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한계선상에 놓인 수많은 서민의 개별적 고통을 외면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금융위원장에게 (국가)예산을 안 쓰는 방법으로 한계선상에 놓인 서민의 가계부채 문제를 개별적으로 해결해주는 노력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그것이 바로 사람중심 사회가 아니냐고 당부했다"며 "금융위원장도 전폭적으로 동의했고 곧 (관련 정책이) 나올 거다"고 전했다.
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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