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성원 석좌교수 "한국, 과감한 금리인하 필요"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가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간담회를 갖고 있다.

[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미국 내 대표적인 경제전문가로 꼽히는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가 한국의 경제성장을 위해선 과감한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문재인 정부'의 추경예산 집행은 단기적으로는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 효과를 내려면 과감한 통화완화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손 교수는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단기적 추경예산 집행만으로는 기업들의 설비투자나 고용을 이끌어내기 힘들다"며 "장기적으로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의 수출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대부분이 반도체와 조선이며, 이 산업은 경기에 따라 부침이 많은 업종이기 때문에 언제든 고꾸라질 수 있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흐름을 따라가려 하지 말고 현재 1.25%에서 0.5%포인트 이상 과감하게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통화정책의 대부분은 심리인 만큼, 과감한 금리 인하를 통해 한국은행이 경제를 살리려는 의지가 있다는 점을 시장에 알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추가인하가 이뤄질 경우 미국의 기준금리(1.00~1.25%)와 역전 현상이 생기며 외화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손 교수는 "4000억달러 수준에 가까운 외환보유고를 감안하면 우려하지 않아도 될 수준"이라며 "거시경제가 탄탄해지면 장기적으로는 외국자본이 한국으로 다시 들어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고 있는 만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역시 예상과 달리 매년 세 차례씩 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리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손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규제완화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그는 "미국 정부도 규제완화롤 하려 했지만 늘 쉽지 않았다"며 "1949년 수준의 규제를 가정하고 2011년 GDP(국내총생산)를 시뮬레이션 하면 3.7배나 늘어날 수 있다는 논문도 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그는 "문 정부의 대출규제는 잘 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가계부채와 같은 사소한 문제를 고려해 통화정책을 펼치진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