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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시계'는 역대 대통령 시계와 뭐가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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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초반 반짝 인기 끌지만 정권 끝나면 헐값에 거래되는 '대통령 시계'

'문재인 시계'는 역대 대통령 시계와 뭐가 다를까? 문재인 대통령 기념 시계.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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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시계'가 공개되면서 대통령 기념시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정희 정권에서 처음 제작된 대통령 기념시계는 이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조금씩 모양을 달리해 꾸준히 명맥을 이어왔다. 청와대 방문객 선물용으로 제공되는 이 기념시계는 대통령과의 친밀도를 과시하는 수단으로 사용돼 왔다. 하지만 정권이 끝나면 온라인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헐값에 팔리기도 한다.

10일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사인이 들어간 손목시계를 공개했다. 남녀용 한 쌍으로 구성된 '문재인 시계'는 흰색 바탕의 동그란 몸체에 양가죽 재질의 밝은 회색 가죽 끈이 달려 있다. 몸체 중앙에는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과 무궁화 문양이 새겨져 있고, 그 밑에는 '대통령 문재인'이라는 사인이 담겼다. 시계 전면에 '대통령'을 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재인 시계'는 역대 대통령 시계와 뭐가 다를까? 문재인 대통령 기념 시계. 사진=청와대 제공

대통령 표장, 시계바늘, 인덱스의 경우 기존의 황금색에서 로즈골드색으로 바꿔 관행 타파 및 변화를 표현했다고 한다. 시계 뒷면과 포장박스 안에는 문 대통령의 정치 철학인 '사람이 먼저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포장박스는 재생용지를 사용해 친환경 정책에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강조함과 동시에 태극을 모티브로 한 청·홍색을 써 대한민국의 상징성을 반영했다.


탈권위적이고 소박한 콘셉트를 담은 '문재인 시계'는 한국시계협동조합이 추천한 6개 중소기업 중 평가위원회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K사의 제품이다. 가장 먼저 '문재인 시계'를 받은 이들은 지난 6월15일 청와대에 초청된 보훈가족들이다. 기념시계는 선물용으로만 증정하며 시중에서는 판매하지 않는다.


'문재인 시계'는 역대 대통령 시계와 뭐가 다를까?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 시계. 사진=페이스북 캡쳐


◆역대 대통령 기념시계, 뭐가 다를까? = 대통령 기념시계를 처음으로 제작·배포한 인물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봉황 문양과 친필 서명을 새기는 관례도 이때부터다. 가장 먼저 받은 이들은 1970년 당시 새마을 운동 지도자들로 알려졌다. 또 전두환 전 대통령의 경우 1982년 아시아 선수권대회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한 복싱 선수단에게 처음으로 시계를 전달했다.


'문재인 시계'는 역대 대통령 시계와 뭐가 다를까? 김영삼 전 대통령 기념 시계. 사진=연합뉴스 제공


역대 대통령 시계 중 가장 유명한 것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03 시계'다. 문민정부 탄생과 함께 큰 인기를 끈 '03 시계'는 역대 대통령 시계 중 가장 많이 제작됐다. 시계 앞면에는 김 전 대통령의 한문 서명, 뒷면에는 영문 이름과 함께 좌우명 '대도무문(大道無門)'이 새겨져 있었다. 또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 대통령 기념 시계 이외에 노벨평화상 수상과 남북정상회담을 기념한 시계를 추가로 제작했다.


'문재인 시계'는 역대 대통령 시계와 뭐가 다를까? 노무현 전 대통령 기념 시계. 사진=연합뉴스 제공


노무현 전 대통령은 다른 정권들과 달리 시계 전체를 금속으로 제작했으며, 시계 모양도 기존 원형에서 사각형으로 바꿨다. 시계 뒷면에는 '원칙과 신뢰, 새로운 대한민국 노무현'이라는 문구를 넣었다. 노 전 대통령은 임기 중 총 다섯 종류의 시계를 제작했는데 이는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다양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취임 초부터 '가짜 시계'가 유통돼 곤욕을 치렀으며, 특이하게 시계 뒷면에 영부인 김윤옥 여사의 친필 서명이 들어가 있었다.


'문재인 시계'는 역대 대통령 시계와 뭐가 다를까? 황교안 전 대통령 권한대행 기념 시계. 사진=중고나라 캡쳐


취임 초 대통령 시계를 만들지 않겠다고 한 박근혜 대통령은 여당 의원들의 요구가 쏟아지자 취임 6개월 차에 시계를 제작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대통령 권한대행이 된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봉황 문양을 뺀 대통령 권한대행 명의의 손목시계를 제작해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중고 사이트 가격, 대통령 인기의 척도? = 정권 초반 구하기가 쉽지 않아 '가짜 시계'까지 유통될 정도로 큰 인기를 얻는 대통령 기념시계는 집권 말이 되면 중고 사이트에서 헐값에 거래되는 등 인기가 하락한다. 대통령 시계의 바늘은 권력의 무상함을 가리키고 있는 셈이다.


역대 기념시계 중 최고가는 '박정희 시계'로 약 35만원에 거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량이 많아 쉽게 구할 수 있는 '김영삼 시계'와 '김대중 시계'의 경우 4만~6만원 선이다.


2004년 이라크 자이툰 부대 장병들이 받았던 '노무현 시계'는 약 15만원 정도에 거래되며, 가짜 시계가 많은 '이명박 시계'는 5만~10만원을 오간다. '박근혜 시계'의 경우 지난해 10월 약 20만원에 거래된 남성용 시계가 올 1월에는 탄핵의 여파로 가격이 반토막났다고 한다. 한편 '황교안 시계'는 희소성이 있다는 이유로 약 20만원 정도에 거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경제 티잼 송윤정 기자 singas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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