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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고시 합격하면 되지"…기간제 교사들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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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서 제외
정교사 vs 기간제, 밥 그릇 싸움으로 비춰지지만
교원 수급정책 실패로 임용 문 좁아지고 단기채용 늘어


"임용고시 합격하면 되지"…기간제 교사들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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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대학을 졸업한 해에 첫 시험에서 떨어지고, 창문도 없는 노량진 고시촌에서 3년을 공부했다. 한번은 필기시험에 합격했지만 2차 시험에서 탈락. 더 이상 집에 손 벌릴 수 없어 기간제교사를 시작했는데, 그 마저도 경력 없는 초보다 보니 저 멀리 지방의 겨우 3개월 짜리 자리까지 찾아가 수업한 적도 있다. 학교에선 눈치 보며 이런저런 궂은 일까지 다 맡아 했는데, 일하면서 공부할 시간은 더 줄어 임용시험 합격선에서 멀어지고, 나이가 먹다 보니 이젠 다른 일반 회사 취직은 엄두가 나지 않아 '기간제 인생'에 머물고 있다. 원래는 이번 1학기 기간제가 끝나면 2학기엔 시험에 매진하려 했는데, 요 사이 정규직 전환 얘기가 나오는 걸 보며 혹시나 싶은 기대가 드는 건 어쩔 수 없더라."(5년차 기간제교사 최모씨·34)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았지만 전국 초·중·고등학교의 기간제교사 4만6000여명에 대한 대책은 빠졌다. 기간제교사들은 교단에서 정규 교사와 동일한 업무를 하면서도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하며 정규직 전환을 계속 요구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정규직 교사들은 '교원임용선정경쟁시험(임용시험)'이라는 기존 교사 선발 시스템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정부가 이들 기간제교사를 학교 비정규직을 대상에서 제외한 건 관련법령에서 계약기간을 달리 정하고 있는 인력이기 때문이다. 기간제교사는 교육공무원임용령상 정규 교사의 휴직 등으로 발생하는 공석에 대해 매년 개별 학교와 임용계약을 맺도록 돼 있다.


이들은 2009년까지도 호봉이 14호봉으로 제한되는 차별을, 2012년까지는 성과급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는 차별을 받았다. 현재도 첫 임용 날짜에 따라 월 단위로 호봉이 산정되는 정교사와 달리 기간제교사는 계약일 기준으로만 호봉을 적용받을 수 있고, 방학에는 월급이 없거나 1년을 채 근무하지 못해 퇴직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박혜성 전국기간제교사연합회 회장은 "기간제교사는 학교에서 다른 교사와 동일하게 학생들을 가르치고 담임과 같은 책임도 맡지만 몇 개월 단위, 길어야 일 년 계약을 하면서 장기적인 교육 목표를 계획할 수도, 이를 실행할 수도 없어 학생들의 교육권마저 위협받고 있다"고 토로한다.


교육계에서는 기간제교원 제도가 지난 1997년 여교사들의 육아휴직을 보장하기 위해, 그리고 이어 수준별 교육과정, 선택 교육과정 등이 포함된 제7차 교육과정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크게 확대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교사 수급정책이 완전히 실패한 점도 이 제도를 기형적으로 운영하게 하는 원인이 됐다. 정부가 사범대학교 정원을 무리하게 확대해 온 결과 교원자격증을 갖고도 임용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는 일명 '고시낭인'이 속출했고, 학령인구 감소로 신규 교사 채용이 곤란해지자 학교 현장에서는 당장 필요한 교사를 기간제교사로 대체하고 있는 실정이다.


임용시험을 준비하다 포기한 이모(38) 씨는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교원자격증도 받았는데 정작 임용시험에서 불어과 교사는 겨우 1명, 아예 뽑지 않는 시·도가 대부분"이라며 "4년간 불어 교사의 꿈을 키워왔는데 정작 갈 곳이 없다보니 3개월 짜리 기간제교사 모집에 수십명이 몰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정규직 교사들은 기간제교사들의 업무가 사실상 정교사와 동일하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이들을 정규직화 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한다. 이미 임용시험을 거친 교사들에 대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현재 사범대학에 재학중인 대학생들, 임용시험을 준비중인 수험생들도 크게 반대한다. 만일 기간제교사들이 정규직화 되면 새로 선발하는 교원 수가 또다시 줄어들어 가뜩이나 바늘구멍인 임용시험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며 반발한다.


중등 국어과 임용시험을 준비중인 김모(29) 씨는 "정규직 교사가 되기 위해 모든 기회비용을 포기하고 임용만 준비해왔는데 현직 기간제교사들을 정규직화하거나 다른 채용상의 혜택을 준다는 건 말이 안된다"고 일갈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 교원단체들도 이 문제만큼은 매우 조심스럽다는 반응이다. 다만 정부가 앞으로 5년간 교원 1만6000명을 증원하기로 한 만큼 임용시험 선발인원을 늘려 기간제교사 자리를 정규직화하는 방안이 가장 합리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김재철 교총 대변인은 "기간제교사들의 부당한 처우는 개선돼야 할 문제이지만 이들을 정규직화하는 건 간단한 일이 아니다"며 "기존의 임용 시스템 전체가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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