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햄버거병’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지만, 대학가 일대 패스트푸드 매장의 풍경은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특히 패스트푸드 주소비층이라고 알려진 10대~20대 소비자들의 방문이 두드러졌다.
최근 4세 아동이 햄버거를 먹은 후 용혈성요독증후군(HUS) 진단을 받아 신장의 90%를 잃었다는 주장과 함께 제기된 ‘햄버거 포비아(공포증)’ 현상은 찾아볼 수 없었다.
11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강북 일대 대학가 패스트푸드 매장 10여곳을 다녀본 결과, 매장 내 사람들이 붐비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패스트푸드점 관계자 대부분은 매출의 변화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홍대의 한 패스트푸드점 관계자는 “매출의 변화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신촌 매장의 관계자는 “문제가 되고 있는지 모를 정도”라고 밝혔다. 일부 매장에서는 매출이 감소했지만 ‘햄버거병’의 영향으로 보긴 어렵다는 반응이 나왔다.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다양하다는 주장이다.
신촌의 한 패스트푸드점 관계자는 “장마철이라 매출이 줄긴 했지만 ‘햄버거병’ 때문이라고 보긴 어려울 것”이라며 “타격은 오히려 날씨 때문에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모 여대 일대의 패스트푸드점 관계자는 “매출이 줄었으나 ‘햄버거병’ 때문은 아니”라며 “방학 기간에는 매출이 줄곤 한다”고 말했다.
혜화 일대 매장에서도 “방학이 되면 손님이 줄어들기 때문에 햄버거병의 영향이라고 볼 순 없다”는 주장이 나왔다.
매장 방문객 역시 햄버거병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의 원인이 햄버거에 있는지 불분명하며, 성인의 경우 발병위험이 낮다는 점이 영향이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대학생 이모씨는 “면역력에 취약한 아이들에게 안 좋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성인은 아무 상관 없지 않냐”고 반문했다. 이어 “주변에서도 햄버거병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편”이라고 강조했다.
햄버거가 ‘정크푸드’라고 불리는 만큼, 기존 이미지에 손상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학생 김모씨는 “햄버거가 몸에 안 좋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지 않느냐”며 “맥도날드의 잘못이라고 확정된 것도 아니데 별 신경 안 쓴다”고 밝혔다.
특히 고등학생들은 ’햄버거병’ 파문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고등학생 장재희(17)씨는 “매일 먹는 것도 아니고 가끔씩 어쩌다 한 끼 먹는 거라서 괜찮다”고 말했다. 일부 고등학생들은 ‘햄버거병’이 뭐냐며 반문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9월 4세 아동이 맥도날드에서 판매하는 햄버거를 먹은 뒤 용혈성요독증후군으로 신장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5일 피해자 A양의 어머니는 검찰에 한국맥도날드를 식품위생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소했다. 맥도날드는 6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고소에 대해 반박한 상태다.
아시아경제 티잼 김경은 기자 sil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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