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전세임대 주택사업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위·수탁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오는 2021년까지 부채 1조3583억원을 추가로 감축한다는 목표다.
SH공사는 4일 택지매각 활성화, 장기전세주택(시프트) 리츠(REITs) 전환 등의 다각도의 노력 끝에 최근 3년간 부채 2조1000억원을 줄였다고 밝혔다. 2013년 말 18조3618억원이던 부채는 지난해 말 16조1954억원까지 감소됐다. 부채비율로 따지면 311%에서 226%로 85%포인트 낮췄다.
SH공사 관계자는 "지난 3년간 택지매각 수입 5조7760억원을 확보한 데 이어 대형 시프트 전세금을 리츠로 전환해 부채 1조원을 감축하는 등 부채 총액과 비율을 낮췄다"며 "임대보증금, 택지매각 선수금 같은 비금융 부채는 2조5000억원 증가했지만 재정안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금융부채는 4조7000억원 감축하는 등 재무 건전성도 한층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SH공사는 더 나아가 2021년까지 부채 1조3585억원을 추가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부채비율로 따지면 183%로 43%포인트 감소한다. 이를 위해 SH공사는 HUG와 기존 주택 전세임대사업 보증금에 대한 채권·채무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고, 이달부터 전세임대 주택사업을 위·수탁 방식으로 전환했다.
그동안 SH공사가 국토교통부(주택도시기금)로부터 사업자금을 직접 대출받아 입주자에게 전세보증금을 지원하다보니 보증금 지원액이 모두 부채로 잡히는 탓에 재정 운영에 큰 부담이었다. 그러나 앞으로 SH공사는 기금 운용과 임대관리를 위탁받아 추진하고 HUG가 임대인에게 보증금을 직접 지급한다. 이렇게 되면 내년까지 SH공사의 부채로 계상됐던 전세보증금 1조1200억원이 부채에서 제외된다. SH공사는 부채 비율을 15%포인트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세임대는 SH공사가 다가구·단독주택 등의 집주인과 직접 전세계약을 체결한 뒤 입주민에게 저렴한 임대료를 받고 재임대하는 사업이다. 기초생활수급자와 한부모가족, 월 소득 평균 50% 이하에게 최대 8500만원의 전세보증금을 지원해준다. 보증금의 95%(최대 8075만원)는 1~2%의 저리로 지원하고 나머지 5%(최대 425만원)는 입주자가 계약금으로 낸다. 올해 공급 물량은 2500가구로 잡혀있다.
SH공사는 또 택지매각 활성화, 시프트 리츠 전환, 공동사업 등 부채감축을 위한 기존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재정 건전성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오는 2019년 고덕 강일지구와 항동지구의 택지·주택 분양이 완료되면 정책자금을 제외한 금융부채 상환을 2020년에 거의 마치고 현금 보유액도 2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기준 부채 총액 16조2507억원 중 5조7671억원이 금융부채인데 이중 정책자금인 주택도시기금(3조2700억원)을 제외한 순수 금융부채는 2조2000억원에 불과하다.
SH공사는 이런 전략을 바탕으로 재원을 충분히 확보해두고 새 정부가 추진 중인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참여 기회를 적극 만들 방침이다. 사업 시행을 뒷받침할 제도 개선과 조직정비작업도 병행하기로 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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