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 "지금이 적폐청산과 개혁 골드타임...할 일 다하고 결과 기다릴 것"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문재인 정부 들어 최저임금 1만원ㆍ비정규직 철폐 등의 요구를 본격화하고 있는 노동계가 28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이른바 사회적 총파업으로 정부ㆍ기업을 압박하고 나섰다. 또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가 연대 전선을 강화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민주노총은 28일 서울 중구 정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비정규직 철폐ㆍ최저임금 1만원ㆍ재벌 해체ㆍ노동할 권리 쟁취 등을 위한 사회적 총파업 주간 돌입을 선언했다. 민주노총은 이날부터 다음달 8일까지를 사회적 총파업 주간으로 설정해 대규모 집회ㆍ동시 또는 부분파업 등을 벌인다.
첫날인 28일에는 보건의료노조가 오후1시부터 서울역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보건의료 인력 확충ㆍ최저임금 1만원을 요구할 계획이다. 오후 2시에는 조선업종노조연대가 주최하는 '중형조선소 살리기 조선노동자대회'가 청와대 인근 청운ㆍ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열린다. 상인ㆍ청년ㆍ알바노조ㆍ시민사회단체 등이 결합된 '최저임금 만원ㆍ비정규직철폐 공동행동'도 이날 신촌ㆍ연세대 일대와 선릉역 등지에서 알바 매장 등을 중심으로 집중 선전전을 벌인다.
30일 오후 3시엔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최저임금 만원ㆍ비정규직철폐ㆍ노조할 권리'를 슬로건으로 내건 '6.30 사회적 총파업대회'가 열린다. 앞서 당일 오후 양재동 현대ㆍ기아차 본사 앞 등 서울 시내 14곳에서 민주노총 산하 연맹ㆍ부문별 조직들이 비정규직 철폐, 경찰 폭력 규탄, 최저임금 인상 등을 주장하는 사전 집회도 개최된다.
마지막 날인 다음달 8일에는 서울 광화문 광장을 비롯해 전국에서 동시다발로 '민중대회'가 열릴 계획이다. 민주노총은 이번 총파업을 통해 올해 하반기까지 국회에서 노동3권 보장, 산별교섭 법제화, 근로기준법 개정, ILO협약 비준 등의 내용이 담긴 노동법 개정을 압박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파업의 주력은 비정규직ㆍ최저임금 노동자들 3~4만명이다. 우선 3만명의 교육부 및 17개 시ㆍ도 교육청 교육공무직들이 소속된 전국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가 30일 정오 서울역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파업 등 본격적인 행동에 들어간다. 또 서울대병원ㆍ경북대병원ㆍ울산대병원 등 일부 국립대 병원 노조들도 비정규직 철폐ㆍ생활임금 1만원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인다.
서울대병원은 30일, 경북대병원은 29일, 울산대병원은 다음달 10일부터 실제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서울지역 대학 16개 사업장의 청소노동자 1400여명도 시급 만원 등을 요구하며 30일부터 동시 파업을 벌인다. 조선대 강사 등이 소속된 한국비정규교수노조, 금속노조 삼성전자 서비스지회, 건설노조 타워크레인분과 등도 파업에 동참한다.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 겸 수석 부위원장은 "6.30 사회적 총파업은 처음으로 비정규직이 주도하고 앞장서는 총파업으로 촛불을 함께 들었던 시민사회와 청년학생, 알바노동자, 민중운동 조직들이 함께하는 사회적 투쟁"이라고 설명했다. 또 문 대통령의 '노동계가 기다려달라'는 발언에 대해선 "문재인 정부 1년은 기다리고 지켜보는 시간이 아니라 적폐청산과 개혁의 골든타임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하고 그 결과를 기다리는 게 노동조합의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민주노총이 먼저 노동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나선 가운데, 양대 노총의 연대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한국노총 금속노련ㆍ화학노련 등과 민주노총 금속노조ㆍ화학섬유연맹 등으로 구성된 양대 노총 제조부문 노조들은 이날 오후 상설연대체인 '양대 노총 제조연대'를 출범시켰다.
이들은 이미 2015년부터 공동투쟁본부를 꾸려 박근혜 정부의 노동정책에 반대하는 공동 투쟁을 꾸려왔다. 제조연대 측은 제조업 노동자의 고용안정과 삶의질 향상을 위한 제조산업발전 특별법 제정, 재벌개혁 입법, 노동기본권 강화, 산업정책 개입력 강화, 산별노조 제도개선 사업 등을 위해 함께 투쟁하겠다는 계획이다. 양대 노총 공기업노조들도 이미 2013년부터 박근혜 정부의 공공기관 개혁 정책에 반대해 '양대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를 구성해 함께 활동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노총 관계자는 " 박근혜 정부 시절 전면적 노동개악에 대한 노동계 내부의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뭉쳐서 싸워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져서 제조연대 등이 결성됐다"며 "최저임금 등 대부분의 노동 현안에 대해 이견이 없는 만큼 총연맹 차원에서의 연대 강화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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