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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 경제학]악몽 되풀이되나…조선·철강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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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9개월 만에 최저치
"내년 30달러대까지 하락" 전망 속속 제기
조선업계, 해양플랜트 발주 또 줄어들까 '긴장'
전방산업 약화에 철강도 '한숨'


[저유가 경제학]악몽 되풀이되나…조선·철강 '한숨' ▲국내 조선사가 건조한 해양플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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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국제유가가 9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고 내년 배럴당 30달러선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특히 유가에 민감한 조선·철강업계선 어렵게 끌어올린 업황이 다시 침체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27일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주사들이 어렵사리 해양플랜트 손익분기점을 40달러대로 맞춰놨는데 여기서 더 떨어지면 발주가 아예 뚝 끊길 수 있다"며 우려했다. 유가 상승은 조선업계에 여러모로 호재다. 해양플랜트는 물론 원유를 운반하는 원유운반선 발주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 올 들어 국제유가가 오르며 석유거래가 늘자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발주가 늘었고, 국내 조선소가 70% 가량을 싹쓸이해 수주 개선에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유가가 다시 하락 국면에 접어들면서 조선업황 개선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국내 조선사 대부분은 올해 50~60달러선에서 유가를 전망하고 사업계획을 짰다. 수주목표치를 대부분 채운 만큼 올해는 무리가 없겠지만 장기적으론 지난해 수주절벽을 재현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바닥을 찍고 올해 조금씩 숨통을 트고 있는 분위기"라며 "이미 건조하고 있는 해양플랜트 인도까지 차질을 빚을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조선사에 후판 등 철강재를 공급하는 철강업계도 근심이 커지고 있다. 전방산업이 침체되면 덩달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철강업계는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직접적으로는 유정용 강관(원유 채취에 사용되는 고강도 강관) 수요가 늘고, 간접적으로는 글로벌 수요증가 덕을 본다. 반대로 유가가 하락하면 그만큼 수요가 줄게 된다. 건설업계 역시 정유 플랜트 계약 자체가 보류돼 수주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유가 하락에 남몰래 미소짓는 업종도 있다. 유가가 전체 원가의 30~40%에 달하는 항공업계는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한편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가 효과를 다하며 지난달부터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2014년 이후 이어진 저유가에 생산량을 줄였던 셰일오일 업체들이 유가 오름세에 생산을 늘린 탓이다. 이에 에너지 전문가들은 "내년 유가가 배럴당 30달러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다국적 에너지컨설팅기업 FGE의 퍼레이던 페샤라키 회장은 "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의 추가적인 노력 없이는 공급과잉이 악화해 내년 유가에 하강 압력이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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