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유제훈 기자]야권이 새 지도부 선출을 앞두고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여전히 저조한 당 지지율 '반전'을 위한 전당대회마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 당 대표 경선은 19대 대선 후보였던 홍준표 전 경남지사와 수도권 중진인 원유철ㆍ신상진 의원의 3파전 양상이다. 한국당의 당권 경쟁은 '홍준표냐 아니냐'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한국당 후보들의 신경전은 엉뚱한 곳에서 불거졌다. 홍 후보가 TV토론회를 거부하자 22일 원 후보와 신 후보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원 후보 등은 지난 대선을 거치면서 인지도를 높여온 홍 후보가 유리한 구도를 이대로 굳히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감추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홍 후보는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한국당 서울시당 광역ㆍ기초의원 워크숍 이후 기자들이 TV토론회 거부ㆍ전당대회 전략 등을 묻자 특별한 대답을 하지 않았다.
바른정당의 전당대회도 '그들만의 리그'로 끝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김무성ㆍ유승민 의원 등 당의 대주주가 불참했고 당권 도전에 나섰던 지상욱 의원이 가족의 건강 문제로 갑작스럽게 후보를 사퇴해 흥행에 비상이 걸렸다.
집단지도체제를 채택하고 있는 바른정당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득표순에 따라 4명의 지도부를 뽑는다. 당초 이혜훈, 하태경, 정운천, 김영우 후보(기호순) 등 4명이 등록하면서 후보자 모두 당 지도부가 되는 상황이었지만 막판에 지 의원이 후보 등록을 하면서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하지만 지 의원의 사퇴로 후보 4명의 전원 지도부 입성이 확정됐다. 사실상 맥 빠진 전당대회가 된 셈이다.
오는 8월27일로 전당대회 일정을 잠정 확정한 국민의당도 흥행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창 선거전이 치러질 7~8월이 휴가철인데다, 당 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사들 역시 상대적으로 신선함이 떨어져 대중의 이목을 끌 여지가 부족한 까닭이다.
현재로서는 6선의 천정배 전 공동대표, 대선 후보를 지낸 정동영 의원, 원외 문병호 전 최고위원 등이 표밭 갈이에 나서고 있다. 천 전 대표는 최근 국회의원ㆍ지역위원장들과 접촉면을 늘리고 있으며, 정 의원은 전날(22일) 전북지역 의원들과 만찬회동을 갖고 출마의지를 굳혔다. 문 전 최고위원도 전국 각지에서 당원간담회를 열어 지지세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이들을 포함해 당내에서는 초ㆍ재선 의원, 원외 등 7~8명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지도부 5명을 선출하는데 5명이 출마했던 지난 1·15 전당대회 보다는 비교적 경쟁이 치열한 편이지만, 뚜렷한 강자는 없는 분위기"라며 "흥행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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