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 "요금체계 대개편 촉발하면서
기존 상품의 데이터 제공량 늘릴 것"
가입 않은 사람도 통신비 절감 혜택
간접적인 통신비 절감효과 1.2조원
월 2만원에 데이터 1기가바이트(GB)를 제공하는 '보편요금제'는 이동통신시장에 메기효과를 넘어 '슈퍼메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메기효과란, 논에 미꾸라지의 천적인 메기를 풀어놓으면 미꾸라지가 오히려 더 튼실해진다는 것이다. 이처럼 보편요금제가 통신요금체계에 들어오게되면, 전체 통신요금이 소비자친화적으로 변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23일 미래창조과학부는 "보편요금제가 도입되면, 기존 요금제의 제공량도 확대된다. 전반적인 요금체계 변화로 보편요금제에 가입하지 않은 소비자들도 요금 절감효과를 누리게 된다"고 말했다.
보편요금제는 현행 요금체계에서 3만원대 상품이 제공하는 데이터를 제공하게 된다. 즉 원래 3만원짜리 상품이 2만원에 팔리게 되는 셈이다. 이통사의 요금체계는 2만원에서부터 10만원대에 이르는 고가요금제까지 단계적으로 구성돼 있다. 3만원에 팔리는 상품을 2만원에 내놓게 되면, 이통사는 3만원대 요금상품의 공백이 생긴다. 이를 메우기 위해 4만원대 요금상품을 끌어다 내릴 것으로 미래부는 보고 있다. 이는 요금체계의 전체적인 개편으로 이어진다. 즉 기존에 2GB를 제공하는 4만원대 상품은 3만원대가 되고, 3~6GB를 제공하던 5만원대 상품은 4만원대가 된다는 것이다.
미래부는 "이와 같은 요금체계 개편으로 인한 통신비 절감 비용은 연간 1조2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보편요금제 가입을 통해 예상되는 직접적인 요금인하 효과보다 더 크다. 미래부는 2~3만원대 요금을 내는 가입자가 보편요금제에 가입하면 연 1조원의 요금절감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미래부는 보편요금제 출시를 위해 올 하반기에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양환정 통신정책국장은 "내년 6월쯤이면 보편요금제 가입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편요금제 출시가 쉽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ICT정책국장은 "보편요금제가 통신비 인하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에 대해서는 인정한다"면서도 "이통사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고, 국회의 법률 통과가 필요하다. 쟁점법안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게 쉽사리 통과될 거라 보지 않는다. 사실상 미래부가 언제 실현될지 모를 인하방안을 국회에 떠넘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래부는 보편요금제 출시의 필요성에 대해 "이통서비스는 국민들의 일상에서 필수재가 됐지만 사업자간 경쟁의 혜택은 고가 요금제에 집중됐다"면서 "서민층 등 저가 요금제 이용자는 시장경쟁의 초점에서 구조적으로 소외되어 이용량의 증가가 통신비 부담 증가로 이어지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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