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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보다 팀리더가 더 급하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8초

기성용 "훈련한 대로 못보여줘"
이용수 "선수들 경기때 소극적"
침체된 분위기 살릴 선수 필요
축구협, 슈틸리케 감독 전격 경질

감독보다 팀리더가 더 급하다 축구대표팀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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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축구대표팀의 문제는 벤치가 아니라 그라운드에 있다. 그것도 경기 중에. 주장 기성용(28ㆍ스완지시티)은 "우리가 훈련한 대로 그라운드에서 보여주지 못했다"고 했다. 이용수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58)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들어가면 소극적으로 변한다"고 했다.

사령탑을 교체한다고 바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그라운드를 지켜낼 리더가 필요하다. 대표팀이 러시아월드컵 본선에 나가려면 오는 8월31일 홈에서 열리는 이란을 꼭 이겨야 한다. 이란은 늘 한국축구를 가로막아온 난적이다. 우리 선수들은 90분 내내 압박을 느끼며 경기할 것이다. 그렇기에 중심을 잡아줄 리더가 있어야 한다.


박지성(35)을 떠올리면 된다. 그는 지난 2008년 9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이어진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우리 팀의 간판이자 기둥이었다. 그는 매 경기 한 발 더 뛰고 솔선수범했다. 유리한 경기는 쉽게 승리를 굳히고 밀리는 경기에서는 흐름을 바꿨다. 2009년 2월11일 '원정팀의 무덤'이라는 이란의 테헤란에서 열린 원정경기가 표본이다. 박지성은 0-1로 뒤진 후반 36분 헤딩으로 동점골을 넣었고, 대표팀은 지옥에서 빠져나왔다.

축구인들은 '대표팀 선수들의 심리적인 타격'을 가장 우려한다. 프로축구 수원의 서정원 감독(47)은 "남은 두 경기에서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될 것 같다"고 했다. 감독의 힘만으로 극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경기는 선수들이 하기 때문이다. 그라운드를 뛰는 선수들 중에 동료를 안정시켜 주고 분위기를 이끌 리더가 있다면 오히려 쉽게 풀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리더의 존재는 수비를 강화하는 효과로 이어진다. 김호 전 대표팀 감독(72)은 "상대 공격수를 순간적으로 놓치는 등 선수들이 산만하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고정운 SPOTV 해설위원(51)은 "대표팀에 투지를 불어넣을 선수가 있어야 한다. 한국의 월드컵 진출에는 기술 못잖게 정신력도 크게 작용했다"고 했다. 기성용이 혼자 해낼 일은 아니다. 허정무 부총재는 "박지성도 이영표(40), 김남일(40), 안정환(41) 등 선배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8월에 이란을 만날 대표팀은 많이 달라져 있을 것이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15일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회의를 열고 울리 슈틸리케 감독(62)과 상호 합의하에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대표팀 감독을 선임하기로 했다. 선수구성도 달라질 수 있다. 새 얼굴이 합류할 수도, 베테랑이 복귀할 수도 있다. 이들 가운데 기성용을 도와 우리 축구의 분위기를 바꿀 선수가 있다면 최선이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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