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 ‘놀 권리’ 보장 위해 연간 10만원 포인트 적립 카드 발급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지난 5월 전국 최초로 ‘아동·청소년 동행(同幸)카드’ 지원 계획을 알렸던 성북구(구청장 김영배)가 15일부터 전 동 주민센터에서‘아동·청소년 동행(同幸)카드’발급을 시작했다.
‘아동·청소년 동행(同幸)카드’는 연간 10만원의 포인트를 적립한 카드 형태로 발급(상·하반기 각 5만원)하며 서점, 극장, 박물관, 학원 및 교습소 등 문화·예술·체육활동 및 진로체험이 가능한 가맹점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대상은 성북구에 거주하는 중학교 1학년 학생과 학교에 다니지 않는 만13세 청소년으로 2017년은 3900여명이 해당된다. 카드 신청과 발급은 거주지 동 주민센터로 가면 된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아동·청소년 동행(同幸)카드’홍보를 위해 15일 월곡2동 주민센터에서 일일 주민센터 직원으로 동행(同幸)카드 발급업무에 참여했다. 전국에서 처음 시작하는 사업인 만큼 아이들은 환호했고 학부모는 많은 질문을 던졌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아동·청소년 동행(同幸)카드’를 신청하기 위해 학교 앞 주민센터를 방문한 월곡중학교 1학년 학생 20여명은 마냥 신난 표정이었다. 사업의 의미와 취지에 대한 이해보다는 “진짜 공짜로 5만원을 주는 거냐?”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이 “휴일에도 학원으로 내몰리는 우리 아동·청소년에게 ‘놀 권리’를 보장하고 지원하기 위해 공부 말고 건강한 딴 짓을 하라고 주는 것”이라고 설명하자 아이들의 환호가 쏟아졌다. 제대로 논 기억도 없는데 “맨날 노냐?”는 소리만 듣기 때문이란다.
그러나 노래방과 PC방에서는 카드를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에 아이들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어른들이 찬반으로 심각하게 고민 할 때 오히려 아동·청소년이 반대를 해서 제외됐다는 김구청장의 답변에 “아마도 공부만 하고 놀 줄 모르는 친구들이 낸 제안 일 것이다”, “흡연과 중독성의 문제로 제외하는 것에 좋다”는 반응이 오고 갔다. 그리고 카드를 써보고 자신들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겠다는 주문을 했다.
김 구청장은 “어른들도 처음 시작하는 일이고, 무엇보다 카드의 주인이 아동·청소년인 만큼 많은 주인이 적극적으로 이건 좀 고쳐달라, 저건 좀 추가해 달라며 목소리를 내야 제대로 자리를 잡고 성북구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아동·청소년에게 혜택이 확대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학부모의 관심은 단연 ‘아동·청소년 동행(同幸)카드’를 사용하는 가맹점이었다.’동행(同幸)카드가 비행카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도 들어왔다.
이에 김 구청장은 “과도한 입시경쟁에 내몰린 채 끼를 발산하고 꿈을 찾을 기회를 박탈당한 우리 아동·청소년에게 스스로 다양한 체험을 하고 진로를 탐색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자유학기제 시행에 발맞춰 추진했다”면서 가맹점 선정과정을 설명했다.
희망 업소의 가맹점 신청에 대해 아동·청소년 관련 전문가 등이 주축이 돼 대상 아동·청소년, 학부모, 교사, 공무원 등이 참여해 심사, 등록 작업을 진행했으며 아동·청소년에게 문화·예술·진로체험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성북구 관내의 사업장으로 영화관, 미술·박물관, 공연장, 서점, 문화ㆍ예술ㆍ체육 분야 학원 및 교습소 등이 포함됐다.
관외라도 프로 스포츠 관람시설 및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과 같은 대형 공공 문화시설 등 아동·청소년에게 특별한 문화·예술·체육활동과 진로체험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곳이라면 적극 추가 지정해 나갈 계획이다.
김 구청장은 “아동·청소년 동행(同幸)카드는 우선 지역 안에서 가맹점을 적극 발굴하고 특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게 목표이기에 마을과 학교, 행정기관의 협력이 필수적일 뿐만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삶의 주체로 성장도록 학부모가 ‘놀 권리’콘텐츠 생산자로 적극 참여해 주길 바란다”는 당부를 했다.
성북구는 ‘아동·청소년 동행(同幸)카드’를 위해 4억 원의 예산을 편성하고 5월 18일에는 사업시행을 위한 조례를 공포한 바 있다.
중학교 1학년 학생과 학부모,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아동·청소년 동행(同幸)카드’라는 이름을 결정했다. 여기에는 ‘마을이 함께 아동·청소년의 꿈을 찾아 가는 카드’, ‘아동·청소년이 행복한 카드’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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