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심리지수 7년9개월만에 최대폭 상승
사드 보복 해제 전망 맞물려 유통업계 '기대감'
1분기 바닥 찍고 턴어라운드 할까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개인의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가 7년9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하면서 유통업계가 경기 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다. 부진했던 1분기 실적을 저점으로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턴어라운드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5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요약)'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8.0을 기록했다. 이는 2014년 4월(108.4) 이후 3년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달 상승폭은 6.8포인트로, 2009년8월(7.5포인트) 이후 최고치로 나타났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기준치(100)보다 높으면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가 낙관적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지수는 지난 1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10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월부터 반등해 4개월 연속 상승세다. 지수는 지난달(101.2) 6개월 만에 100을 넘어섰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경제 정책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정치적 불안요소가 줄어들면서 이달 소비자심리가 크게 개선됐다는 해석이다. 특히 일자리 창출에 정책 역량이 집중되면서 경제상황에 대한 가계의 인식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지난 1분기 대형 유통업체들은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불황과 영업일수 감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여파로 롯데백화점의 총매출과 영업이익은 2조730억원, 1140억원으로 각각 4.3%, 21.4% 감소했다. 기존점 매출은 4.8% 역신장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지난 1분기 총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3759억원과 13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35.3% 늘어났지만 일회성 부가세환급분 407억원을 제한 실질 영업이익은 9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줄었다. 일부 시내면세점들은 사드 보복으로 중국인관광객(요우커) 수가 급감하자 외국인 매출이 50% 가량 줄며 타격을 입기도 했다.
시장에서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내수 부양 정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점쳐지면서 소비시장이 살아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대통령 특사를 통한 외교 대처로 올 1~2분기 면세점과 호텔 등에 치명타를 안긴 사드 배치 보복 등이 해제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임영주 흥국증권 연구원은 "대통령 선거 이후 국내외 정치적ㆍ경제적 불확실성 해소 및 소비심리의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예상보다 일찍 경제부총리가 내정되는 등 신정부의 내수 부양 정책도 속도를 낼 가능성이 커졌다"고 내다봤다.
흥국증권에 따르면 내수 소비는 정부의 정책영향을 많이 받는 부분이다. 과거 정부는 가계부채 증가와 부동산 가격 상승을 통한 내수 부양 정책을 10여년간 시행했으나, 실제 부양 효과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평가된다. 임 연구원은 "문재인 대통령은 공약을 통해 재정지출 증가율을 기존 3.5%에서 7%까지 끌어올리는 과감한 재정 편성을 주장하고 있으며, 정책의 방점은 재정지출을 늘려서라도 내수를 부양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관영매체들도 중국인 단체 방한 타진을 보도하는 등 분위기 조성에 나서고 있어 요우커를 비롯한 인바운드 소비 회복의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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