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쓴 기사, 독자가 고친다

지미 웨일즈, 가짜뉴스 근절 새 미디어 플랫폼 '위키트리뷴' 서비스
기사 틀린 내용 독자 집단지성으로 자유롭게 업데이트 시스템 개발
크라우드 펀딩으로 독립적 운영

지미 웨일즈 위키피디아 창립자가 15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위키트리뷴을 설명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우리는 가짜뉴스가 범람하는 '탈진실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이에 기자가 기사를 작성하면 독자들이 이를 수정하는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 플랫폼 '위키트리뷴(WikiTRIBUNE)'을 고안했습니다."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 창립자인 지미 웨일즈(Jimmy Wales)가 가짜 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집단 지성과 증거기반의 저널리즘을 결합한 새로운 온라인 뉴스플랫폼 위키트리뷴을 영어로 먼저 선보이고 향후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웨일즈 위키피디아 창립자는 15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위키트리뷴은 진실된 증거와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이를 통해 대중의 바른 의사결정을 도울 생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위키트리뷴이 현재 전 세계적인 문제로 대두되는 가짜뉴스 이슈에 대한 최고의 대안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처음 공개된 위키트리뷴은 전문 지식을 가진 기자가 사실에 근거해 기사를 쓰면 일반 독자들이 위키피디아 방식으로 기사 내용이 사실과 다른 경우 언제든 자유롭게 수정, 추가할 수 있다. 다만 수정 내용은 직원이나 권한이 있는 봉사자가 승인해야 실시간 반영된다.

또 광고나 구독처럼 수익모델로 운영되는 형태가 아닌 크라우드 펀딩 방식의 기부로 재원을 마련한다. 현재 미국에서는 해외 크라우드 펀딩으로 5명 이상의 언론인을 고용할 수 있는 금액이 모인 상태다. 내달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자극적 제목으로 조회수를 늘리려는 '클릭베이트(clickbait, 낚시성 기사)'는 지양한다. 웨일즈 창립자는 "광고 기반의 자극적인 제목으로 클릭수를 유도하는 저품질 미디어가 아닌 크라우드 펀딩으로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독자들의 참여로 기사의 신뢰성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웨일즈 창립자는 "위키피디아 방문자수는 4억명 이상이고 매월 10억개 이상의 기기에서 위키피디아에 접속하며 284개 언어로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면서 "위키피디아 참여자들은 정보 출처에 의존해 신뢰성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위키트리뷴은 공동체에 의해 팩트가 업데이트되며 진화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존 언론과 협업 가능성도 내비췄다. 지미 웨일즈는 "앞으로 다른 뉴스 기관들과도 협조하기를 바란다"며 "라이선스를 만들어 이를 활용하는 방법을 찾을 것이고 다른 플랫폼을 통해 기사를 낼 수도 있다. 오픈 마인드"라고 말했다.

한편 지미 위엘즈는 콰미 페레이라(Kwame Ferreira) 임파서블닷컴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이에스브이 사내이사가 위키트리뷴의 개발을 총괄하게 되면서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웨일즈 창립자는 "이에스브이와 향후 같이 일할 계획이지만 지금은 결정된 것이 없다"며 "한국에서 이에스브이를 통해 후원자를 얻을 생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