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홍준표 후보 득표율 1위에 타지역 유권자 비난일자 발끈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이번 제19대 대통령 선거 결과 17개 시ㆍ도 중 대구ㆍ경북(TK), 경남에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후보가 득표율 1위를 기록한 것을 두고 다른 지역 유권자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자 이들 지역 젊은 유권자들이 항변하고 나섰다.
전체 2위를 차지한 홍 전 후보는 이번 대선 결과 대구와 경북에서 각각 45.4%, 48.6%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구에선 21.8%, 경북에선 21.7%의 득표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경남에선 홍 전 후보의 득표율(37.2%)이 문 대통령(36.7%)보다 0.5%포인트 높아 그나마 박빙이었다.
이를 두고 다른 지역 시민들 사이에서 '이번 대선이 왜 조기대선으로 치러지게 됐는지 TK 유권자들은 알지 못하는 것이냐'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개표가 끝나자 온라인에선 이들 지역을 두고, '고대 신라시대에 무슨 일이 있었냐'는 비아냥거림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TK 출신 유권자들이 발끈했다. 이 지역 젊은이들이 많이 가입한 것으로 알려진 페이스북의 한 페이지(5월11일 기준 팔로워 17만8450여명)에 지난 10일 '대구 경북에 사는 건 정말 부끄러운 일일까'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 게시물은 여러 근거를 들어 "투표는 원래 신념에 따라 하는 것인데 무슨 문제냐"는 주장을 폈다.
우선 지난 18대 대선에 비해 약해진 보수 후보 쏠림 현상을 지적했다. 지난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대구에서 80.1%, 경북에서 80.8%의 지지를 받았다.
또 다자구도 속에 TK 유권자들이 소신투표를 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대구 개표 결과만 놓고 보면 안철수 전 국민의당 후보가 15.0%의 득표율을 차지했고, 유승민 전 바른정당 후보와 심상정 전 정의당 후보는 각각 12.6%, 4.7%의 득표율을 올렸다. 유 전 후보의 득표율이 전국 평균(6.8%)보다 높은 것을 두고는 '그의 아름다운 완주를 누구보다 뜨겁게 응원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경북 청도 출신으로 서울에서 직장에 다니는 윤모(31)씨는 "이번 대선은 인물을 보고 뽑은 게 아니라 정책과 공약을 보고 소신투표했다"고 말했다. 대구 출신 유모(30)씨도 "TK 어르신들 사이에는 반(反)문재인 정서가 강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자유한국당을 지지하지만 젊은이 중엔 그렇지 않은 유권자가 훨씬 많다"고 했다.
그러나 이들 지역 유권자 중에도 이번 선거의 핵심 어젠다였던 '적폐청산'과는 동떨어진 민심을 보인 것에 대해 부끄럽다는 반응도 있다. 경남 진주에 사는 최모(34)씨는 "개표 지도 그래픽에서 3곳만 빨갛게 표시되는 걸 보고 부끄러웠다"며 "그나마 경남의 젊은이들은 진주의료원 폐쇄와 무상급식 폐지 등으로 홍 전 후보를 뽑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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