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지난해 외국인이 보유한 제주도 땅 면적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수년간 제주도 땅 매입에 나섰던 중국 자본이 빠지는 추세가 두드러졌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로 올해 들어 한중간 외교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중국인 철수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7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6년 말 기준 외국인 토지보유현황 자료를 보면, 제주도 땅은 2000만2000㎡로 집계돼 한해 전보다 59만㎡(2.8%) 가량 줄었다. 금액으로는 4878억원으로 25% 이상 감소했다.
제주의 외국인 토지보유가 감소세로 돌아선 건 관련 통계를 만든 2002년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중국법인이 헬스케어타운 등 4개 사업의 취득신고분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소유권을 확보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개인 레저용지를 처분하면서 줄어들었다.
앞서 지난 2014~2015년까지만 해도 제주의 외국인 보유토지는 해마다 두자릿수 이상 증가하며 국내 외국인 부동산투자를 이끌었다. 2015년 말 부동산 투자이민제 대상지역을 제주 전역에서 관광지로 줄인 데다 대규모 개발사업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데 따른 것으로 국토부 측은 보고 있다. 차이나머니에 대한 부정적 여론도 한몫했다.
제주도 땅을 가진 외국인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곳은 중국으로 전체의 42% 가량을 차지한다. 미국이 18.6%, 일본이 11.9%로 뒤를 이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중국은 물론 일본인 보유 토지도 소폭(1.2%) 줄었다. 토지 용도별로 보면 공장용과 상업용, 레저용 토지를 많이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외국인 보유토지는 2억3356만㎡로 1년 전보다 2.3% 늘었다. 꾸준히 증가추세이긴 하나 증가폭은 2013년(0.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외국인 보유토지는 전 국토의 0.2% 수준이며 금액으로는 32조3083억원(공시지가 기준)으로 한해 전보다 오히려 0.8% 감소했다.
중국인은 제주 지역에서는 줄었지만 전국 기준으로 보면 13% 이상 보유토지가 늘었다. 외국인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미국의 경우 1.9% 가량 증가해 1억1963만㎡ 가량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별로는 내년 초 올림픽 개최를 앞둔 강원도가 두 자릿수 이상 늘었으며 경기도 늘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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