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여성칼럼]대통령은 내려가고, 세월호는 올라오고

시계아이콘02분 17초 소요

[여성칼럼]대통령은 내려가고, 세월호는 올라오고 강민정 (사)징검다리교육공동체 상임이사
AD

물속에 잠겨있던 세월호가 3년 만에 물위로 올라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지 열이틀만의 일이다.


그동안 세월호는 기술적 한계, 기상악화 등의 이유로 3년이나 물속에 잠겨있었다. 그랬던 세월호가 이렇게도 쉽게 거짓말처럼 우리 눈앞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세월호가 그 모습을 드러내 9명의 미수습자들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나 1073일 동안에도 밝혀지지 못한 세월호 침몰 원인을 규명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자체가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그 못지않게 또 하나의 큰 사건은 하필 대통령이 탄핵된 직후, 세월호 인양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이다. 이 타이밍의 절묘함이라니! 세월호 인양 장면을 보면서 먼저 내 머리를 때린 것은 3년 동안 물 밖으로 나오지 못한 것은 기술적 한계나 기상악화 때문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다.

왜 지난 1073일 동안 불가능했던 일들이 대통령 탄핵 직후 가능하게 되었을까? 세월호 인양업체인 상하이 샐비지와의 계약은 2015년에 체결되었다. 그러니까 갑자기 인양업체가 바뀐 것도 아니다. 조차가 가장 작아 물살이 제일 잔잔해진다는 소조기는 한 달에 두 번 온다. 그동안 이 소조기는 침몰 이후 70번, 인양업체 확정 이후 38번이나 있었다. 그러니 지난 3년 동안 세월호가 인양되지 못하는 백 한 가지 이유들을 들어왔던 내게는 이렇게 눈 깜작할 새에 세월호가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된 일이 믿기지 않는 일일 수밖에 없다. 나만 그랬을 것 같지 않다.


[여성칼럼]대통령은 내려가고, 세월호는 올라오고

그동안 들었던 세월호 인양 관련 이야기들이 눈앞의 허공중에 뒤엉킨 채 마구 날아다닌다. '부력재', '구멍 2개', '구멍 140개', '선미 램프', '절단', '반잠수정', '소조기', '대조기', '선수 들기', '바지선', '인양방식 변경', '유실물 방지망', '최저가 인양업체 입찰', '상하이 샐비지 적자', '상하이 샐비지 몸값 수직상승' 등등. 세월호가 인양된 지금 또 다른 말들이 쏟아지고 있다. '정치적 이유로 인한 고의 인양 지연', '기술적 무지로 인한 음모론' 등 상반된 이야기들이 여러 버전으로 제시되고 있다.

나는 지금 이렇게 둥둥 떠다니는 말들 중에 어떤 것이 진실을 위한 언어이고 어떤 것이 거짓을 위한 언어인지 가릴 수가 없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알 수 없는 상태는 더 큰 혼란과 불신과 불안을 양산해내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렇게 지난 3년을 살아왔다. 그래서 정치전문가도 아니고 기술전문가도 아닌 내게는 세월호 인양의 이 절묘한 시기가 결코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상식적으로 그렇다는 얘기다.


영화를 좋아하지만 나는 공포영화를 보지 않는다. 영화를 보고 난 뒤의 그 서늘함과 찝찝함이 오래도록 남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내려가자마자 세월호가 올라오다니…. 그래서 바로 '이 시점에' 들어 올려지는 세월호의 장면은 내게 공포영화보다 더 센 서늘함과 찝찝함을 느끼게 해 주었다. 지난 3년 세월의 본질이 드러나는 듯한데 아직도 그것은 형체가 희미한 것일 뿐 실체화되지 못한 상태라 더욱 그렇다. 영화야 보지 않을 선택의 자유라도 있지만 이건 내 의지 밖의 일이다.


갑자기 내가 살아왔던 이 나라가 그렇게도 내가 거부해 왔던 공포영화의 배경이자 현장이라는 생각이 들어 몸서리 쳐졌다. 거짓말들이 난무하고 그것이 진실로 용인되기를 강요하는 세상만큼 무서운 것은 없다. 아무리 기술적인 어려움을 얘기하며 탄핵과 인양의 상관관계를 부정한다 해도 세월호라는 단어를 제일 싫어했고 세월호 리본은 물론 노란색조차 싫어했다는 국정농단 세력들의 이야기가 특검 기간 내내 흘러나왔던 걸 생각하면 이 절묘한 시점이 그리 명쾌하게 납득되지 않는다. 그동안 참으로 질기게도 인양을 막아왔었구나 싶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새 정부가 세워지기 전에 서둘러 인양하지 않으면 안 되는 어떤 힘이 작동한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세월호 특조위가 말도 안 되는 어거지 논리에 의해 사실상 8개월이나 활동 기간이 줄어 든 채 끝났지만 현실은 그 어거지 논리대로 흘러갔다. 3월21일부터 가동된 선체조사위원회의 활동기간은 4개월 연장 가능한 6개월이라고 한다. 총 10개월 안에 세월호의 진실이 규명될 수 있을지 염려된다. 공포영화에서 잔인한 장면보다 더 큰 공포는 느껴지기만 할 뿐 문 뒤에 누가 있을지 모르는 상황 자체로부터 온다. 이건 영화 속 주인공에게만이 아니라 관객에게도 동일하다. '알 수 없음'이 주는 공포에서 우리 모두는 벗어나야 한다. 인양은 시작일 뿐이다.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공포영화의 엔딩자막은 아직 한참 후에나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끝에서 진실은 결코 침몰하지 않는다는 것을 모두가 확인할 수 있을 때 우리 자신도 그것의 일부가 되어버린 공포영화는 비로소 끝날 수 있다.


강민정 (사)징검다리교육공동체 상임이사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2.1107:00
    "국가가 부동산 개발 판 깔았다"…1·29 대책에 업계 '새 사업 검토'

    정부의 1·29 도심 주택공급 대책에 부동산개발업계가 새 사업 검토로 들썩이고 있다. 정부가 용산국제업무지구 등 공공 유휴부지 10여곳과 노후청사 34개소 위치 및 착공 일정을 공개하자 인근 민간 유휴부지까지 개발 동력이 생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지난해까지 악성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리에 묶여 있던 업계가 올해를 기점으로 규모 검토와 사업성 분석에 나서고 있다는 게 현장 분위기다. "규모 검토 이미 시작…PF사태

  • 26.02.0713:56
    다음 주 3492가구 공급 예정…1분기 서울 분양 2002년 이후 최다
    다음 주 3492가구 공급 예정…1분기 서울 분양 2002년 이후 최다

    다음 주에는 전국 2개 단지서 총 3492가구가 공급된다. 7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2월 둘째 주에는 전국 2개 단지 총 3492가구(일반분양 901가구)가 공급된다. 이는 전주 1194가구와 비교할 때 2298가구 늘어난 수치다. 단지별로 인천 남동구 간석동 '포레나더샵인천시청역'과 부산 해운대구 재송동 'e편한세상센텀하이베뉴'에서 청약을 진행한다. 포레나더샵인천시청역은 지하 4층에서 지상 최고 35층, 총 24개동, 전용면적 39∼84

  • 26.01.2411:40
    다음 주 줄어든 물량…전국 3개 단지서 184가구 분양
    다음 주 줄어든 물량…전국 3개 단지서 184가구 분양

    1월 넷째주 분양 시장이 한산한 모습이다. 전국 3개 단지서 총 184가구가 분양에 돌입한다. 24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1월 넷째 주에는 전국 3개 단지 총 184가구(일반분양 156가구)가 공급된다. 이는 전주 3260가구와 비교할 때 3076가구 줄어든 수치다. 다음 주 제주 서귀포시 서홍동 '형남아파트6차', 경기 김포시 양촌읍 '여기가(장애인자립특화형공공임대)' 등에서 청약을 진행한다. 형남아파트6차는 지하 1층∼지상 최고 8층

  • 26.01.2311:19
    4개월 앞두고 李
    4개월 앞두고 李 "다주택 양도세 유예 연장 없다"…부활 이후 매물 잠김 우려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5월9일 만기되는 다주택자 양도세 면제 연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서울·경기 지역에서만 128만명에 달하는 다주택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중과 유예 종료 시점까지 일시적으로 매물이 늘어날 수 있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과 높은 금리 등 여러 변수가 겹쳐 양도세 유예가 끝난 이후 매물 감소라는 부작용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23일 이 대통령의

  • 26.01.2309:49
    "서울 전세 구하기 어려워진다"…아파트 갱신 비중 50% 육박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 계약에서 갱신(계약갱신청구권 사용 포함) 비중이 5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가 막혀 전세 공급이 줄고 보증금이 뛸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서둘러 계약 연장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전세보증금 인상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계약갱신청구권 사용도 활발해지고 있다. 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계약 중에서 갱신 비중은 49

  • 26.02.0307:05
    전문가 4인이 말하는 '의료 생태계의 대전환'[비대면진료의 미래⑥]
    전문가 4인이 말하는 '의료 생태계의 대전환'[비대면진료의 미래⑥]

    편집자주병원 진료를 위해 대기실에 긴 줄을 서는 대신 스마트폰 화면 속 의사를 만나는 시대. 비대면진료가 코로나19 팬데믹, 의정 갈등 시기 한시적 허용과 시범사업 등을 거쳐 올 연말 본 시행을 앞두고 있다. 격오지와 취약계층의 의료 공백을 메우는 편리함과 함께 약 배송 금지에 따른 이용 한계, 의약품 오남용 우려 등이 공존하고 있고, 의료계와 플랫폼업계, 환자단체 사이의 시각차 또한 여전히 팽팽하다. 의료산업의 패

  • 26.02.0307:04
    벼랑 끝에 선 '닥터나우 방지법'…플랫폼 규제 해법은?
    벼랑 끝에 선 '닥터나우 방지법'…플랫폼 규제 해법은?

    편집자주병원 진료를 위해 대기실에 긴 줄을 서는 대신 스마트폰 화면 속 의사를 만나는 시대. 비대면진료가 코로나19 팬데믹, 의정 갈등 시기 한시적 허용과 시범사업 등을 거쳐 올 연말 본 시행을 앞두고 있다. 격오지와 취약계층의 의료 공백을 메우는 편리함과 함께 약 배송 금지에 따른 이용 한계, 의약품 오남용 우려 등이 공존하고 있고, 의료계와 플랫폼업계, 환자단체 사이의 시각차 또한 여전히 팽팽하다. 의료산업의 패

  • 26.02.0307:03
    탈모·여드름 치료제만 급증…'처방전 자판기' 막으려면
    탈모·여드름 치료제만 급증…'처방전 자판기' 막으려면

    편집자주병원 진료를 위해 대기실에 긴 줄을 서는 대신 스마트폰 화면 속 의사를 만나는 시대. 비대면진료가 코로나19 팬데믹, 의정 갈등 시기 한시적 허용과 시범사업 등을 거쳐 올 연말 본 시행을 앞두고 있다. 격오지와 취약계층의 의료 공백을 메우는 편리함과 함께 약 배송 금지에 따른 이용 한계, 의약품 오남용 우려 등이 공존하고 있고, 의료계와 플랫폼업계, 환자단체 사이의 시각차 또한 여전히 팽팽하다. 의료산업의 패

  • 26.02.0307:02
    "집에서 진료받고 약 배송은 불가?"…'반쪽짜리' 제도
    "집에서 진료받고 약 배송은 불가?"…'반쪽짜리' 제도

    편집자주병원 진료를 위해 대기실에 긴 줄을 서는 대신 스마트폰 화면 속 의사를 만나는 시대. 비대면진료가 코로나19 팬데믹, 의정 갈등 시기 한시적 허용과 시범사업 등을 거쳐 올 연말 본 시행을 앞두고 있다. 격오지와 취약계층의 의료 공백을 메우는 편리함과 함께 약 배송 금지에 따른 이용 한계, 의약품 오남용 우려 등이 공존하고 있고, 의료계와 플랫폼업계, 환자단체 사이의 시각차 또한 여전히 팽팽하다. 의료산업의 패

  • 26.02.0307:01
    "환자 편의 높이되 더 안전하게"…하위법령 논의 착수
    "환자 편의 높이되 더 안전하게"…하위법령 논의 착수

    편집자주병원 진료를 위해 대기실에 긴 줄을 서는 대신 스마트폰 화면 속 의사를 만나는 시대. 비대면진료가 코로나19 팬데믹, 의정 갈등 시기 한시적 허용과 시범사업 등을 거쳐 올 연말 본 시행을 앞두고 있다. 격오지와 취약계층의 의료 공백을 메우는 편리함과 함께 약 배송 금지에 따른 이용 한계, 의약품 오남용 우려 등이 공존하고 있고, 의료계와 플랫폼업계, 환자단체 사이의 시각차 또한 여전히 팽팽하다. 의료산업의 패

  • 26.02.0511:23
    박원석 "전한길, 이석기보다 훨씬 더 위험"
    박원석 "전한길, 이석기보다 훨씬 더 위험"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박원석 전 국회의원(2월4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박원석 전 의원과 함께 여러 가지 이슈들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박원석 : 네, 안녕하십니까. 소종섭 : 오늘 장

  • 26.02.0314:25
    장성철 "한동훈의 알파와 오메가는 배지"
    장성철 "한동훈의 알파와 오메가는 배지"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2월 2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과 함께 여러 가지 이슈들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SNS 정치, 지난주 토요일부터 오늘 오전까지 9개를 올렸습니다.

  • 26.01.2907:47
    정청래 비판한 김민석, 치열한 두 사람의 '장군멍군'
    정청래 비판한 김민석, 치열한 두 사람의 '장군멍군'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장군멍군'을 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올 8월 전당대회를 향한 움직임이다. '8월 전대'는 누가 당 대표가 되느냐를 넘어 여권의 권력 지형을 가르는 의미가 있다. 정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그의 정치적 힘은 지금보다 더 커진다. 여권 내 위상이 올라가는 것도 당연하다. 2028년 국회의원 선거의 공천권을 쥐기 때문이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대표가 된다면

  • 26.01.2811:24
    이언주 "합당은 선거에 악재, 정 대표 행동 용서받기 어려워"
    이언주 "합당은 선거에 악재, 정 대표 행동 용서받기 어려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 긴장감이 높아가는 흐름이다. '명청대전'이라는 말이 나오더니 최근에는 최고위원회에서 직접 언쟁을 주고받았다. 일부 최고위원들이 회의에 불참하는 일도 벌어졌다. 8월 전당대회를 앞둔 세력 격돌이 서서히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그 한가운데 있다. 최근 이 수석최고위원과 두 차례 인터뷰했다. 지난 21일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해 1시간 인터뷰했고, 27일엔 전화

  • 26.01.2611:31
    윤희석 "오세훈 프레임 바꿔야", 서용주 "정원오 재료 좋아"
    윤희석 "오세훈 프레임 바꿔야", 서용주 "정원오 재료 좋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서용주 맥정치사회연구소장,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22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서용주 맥 정치사회연구소장님과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 두 분 모시고 최근 여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