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조선 도공의 얼 담은 이도다완 展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1초

조선 도공의 얼 담은 이도다완 展 도예가 최웅택 작품 [사진=공근혜갤러리 제공]
AD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추모제를 시작한지는 벌써 18년 정도 됐다. 그걸 해서 내가 특별히 잘 되길 바라는 것은 아니다. 선조의 얼을 위로한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일이다. 매년 가슴이 찡하다”

도예가 최웅택(62)은 임진왜란으로 이 땅을 강제로 떠나야 했던 선조 도공들의 떠도는 영혼을 기리기 위해 매년 10월, 일본 히라도와 웅천 보배산을 오가며 추모제를 지낸다. 사비를 들여 하는 일이지만, 정성을 빼놓지 않는다.


최 작가는 웅천(경남 창원시 진해구)에서 태어나 조선의 차 사발인 고려다완(이도다완)을 재현하는데 평생을 바쳤다. 일본의 이도다완 탄생지가 바로 웅천이다.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일본으로 건너간 웅천의 차 사발을 하나 둘씩 사 모아 고향으로 가져온다. 이제는 일본인들이 그를 찾을 정도다.

이도다완은 16세기말, 조선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뒤,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헌상돼 유명해졌다. 과감하면서도 투박한 외형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여기에 비파색의 부드러운 색상과 자연스러운 손 물레자국이 인상적이다. 유약의 자연스러운 흘러내림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차 사발 발굽에 유약이 흘러내려 방울방울 매화피(그릇 말굽의 볼록한 받침대)가 맺힌다.


조선 도공의 얼 담은 이도다완 展 최웅택 작가 [사진=공근혜갤러리 제공]



최 작가는 웅천 차 사발 재현을 위해 흙 채취부터 숙성, 발물레 성형과 장작가마 소성 등 전 과정에 걸쳐 전통 방식만을 고집한다. 또한 웅천에서만 생산되는 삼백토를 사용한다. 세 가지 빛깔을 내는 순수한 입자의 삼백토를 사용해야만 아름다운 비파색을 완성할 수 있다.


기계가 아닌 발로 물레질을 해 성형을 마친 차 사발에 유약을 입혀 1200도가 넘는 장작 가마 속에서 꼬박 이틀을 굽는다. 하지만 1000여 점 가운데 작품으로 남는 것은 단, 10여 점에 불과하다.


최웅택의 개인전은 23일부터 내달 23일까지 서울 삼청동 공근혜갤러리에서 열린다. 오랜 시간 최 작가가 수집한 일본 국보급에 해당하는 이도다완 10여 점을 일반에 첫 공개한다. 이와 함께 작가의 다완 작품 30여 점과, 비파색 항아리 일곱 점도 전시한다.


한편, 전시 기간 중 매주 목, 토요일에는 최웅택의 이도다완에 초록색 말차를 풀어 4월에 핀 벚꽃 잎을 올린 차 시음회가 열릴 예정이다.


조선 도공의 얼 담은 이도다완 展 전시장 전경 [사진=공근혜 갤러리 제공]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