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을 비롯해 광화문 분향소 자원봉사자, 특조위 관계자, 국회의원 등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23일 오전 9시 서울 광화문광장. 이른바 '세월호광장'으로 바뀐지 3년. 세월호 참사 희생자 및 미수습자 광화문 분향소 안에서 자원봉사자 장송회(38)씨가 분주하게 움직였다. 먼지를 쓸고 닦더니, 휴지통을 비우고, 국화꽃이 담긴 통의 물을 갈아주고, 분향소 밖에 있는 슬리퍼를 가지런히 정리했다. 이날 새벽에 있었던 세월호 인양 소식을 듣고 이곳을 찾을 '세월호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맞이하기 위해서다.
장씨 또한 세월호를 기다리는 이들 중 하나다. 그는 "인양이 잘 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어서 그런지 오늘 분향소 안을 정리할 때 느낌이 좀 달랐다"고 말했다. 진도에 내려간 유가족들을 대신해 장씨는 이날 하루 광화문 광장 지킴이를 자처했다.
진도에 내려가 있는 미수습자 가족들은 애가 탄다. 세월호 미수습자 조은화양의 어머니 이금희씨는 "가족을 3년 동안 배에 놔두고 사는 부모는 죽지 못해 사는 거다"라며 "그래도 세월호가 이렇게 올라오고 있는 건 참사를 같이 아파한 국민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씨는 "아직 배가 100%다 올라온 건 아니다"라며 안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유가족들도 인양을 기다리며 발을 구르고 있다. 현재 진도에는 유가족 50여명이 내려가 선체 인양을 눈으로 확인하는 중이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있는 '세월호 인양·미수습자 수습·선체조사' 토론회 발제 때문에 진도에 내려가지 못한 장훈 4·16가족협의회 진상규명분과장은 "당연히 인양 성공하기만을 빌고 있지만 이전에도 정부가 인양한다고 했다가 실패한 적이 여러 번이라서 배가 다 올라올 때까지 기다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공식적으로 해체된 4·16특별조사위원회 관계자들도 분주해졌다. 현재 특조위에는 6명의 조사관들이 남아 참사 원인을 밝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유가족들과 진도에 함께 있는 한 특조위 관계자는 "특조위는 공식 해체됐지만 세월호와 함께한다"라며 "세월호 인양 후엔 그동안 얻은 정보들을 토대로 선체 조사하는 데 도움을 줄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세월호 변호사'로 유명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또한 세월호 인양 후의 계획을 짜고 있다. 박 의원은 세월호 인양 소식에 "늦었지만 다행이다"라는 소감과 함께 "앞으로 미수습자에 대한 수습이라든지 선체에 대한 정밀조사가 잘 진행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해 지금 선체조사위 작업을 하는 중에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전 세월호 인양과 관련해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 4·16국민조사위원회는 공동으로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1073일을 하얗게 지새운 미수습자 가족, 유가족들 앞에 세월호가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냈다"며 "해양수산부는 미수습자 수습을 최우선으로 하고 세월호에 어떠한 흔적도 훼손되지 않도록 신속히 관련 조치 계획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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