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사학자 김성림 박사, 국제아시아학회 연례학술대회서 발표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고(故) 천경자(1924~2015) 화백의 '미인도' 위작 논란이 국제적인 위작 스캔들로 비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탈리아 볼로냐 대학에 이어 캐나다 토론토 학회에서도 공론화됐다. 지난 18일에는 미국 다트머스대학 미술사학자인 김성림 박사(사진)가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국제아시아학회 연례 학술대회에서 미인도 위작사건에 관한 주제로 발표해 전 세계 전공학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날 김 박사는 천 화백의 생애와 작품을 시대와 주제별로 소개했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미인도 위작 사건에 대한 국립현대미술관과 화랑협회, 화가, 유족, 변호인단, 뤼미에르 테크놀로지의 입장 등 그간의 경과와 검사결과를 설명했다. 그는 미인도와 천 화백의 작품들을 비교한 본인의 미학적 분석내용도 발표했다.
참석한 큐레이터들은 위작논란이 있다면 확실히 밝혀질 때까지 해당 그림이 전시에 나오면 안 된다는 입장과 오히려 그 작품을 동시대 진작들과 함께 전시해 문제를 공론화하고 모든 검사와 감정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나뉘어 토론을 벌였다. 특히 한 천재 여성화가가 이런 스캔들로 인해 받은 충격과 불신으로 남은 생애동안 작품생활도 정상적으로 할 수 없었다는 의견과 국가기관과 개인의 싸움이라는 시각과 함께 예술가와 컬렉터를 위한 위작방지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오갔다.
김 박사는 4월 다트머스대학에서, 5월에는 캘리포니아의 캘리포니아 주 버클리대학에서 미술사 관련 교수와 학자들에게 다시 한 번 미학적 분석을 중심으로 주제 발표를 하고, 학회에 논문을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프랑스의 뤼미에르 테크놀로지 광학연구원 파스칼 코트 씨는 지난 17일 이태리 볼로냐 대학에서 열린 '위작속의 진실과 거짓'이라는 학술대회에서 '미인도 사건을 통해 본 최신 과학 감정 기법과 그 법률적인 의미'를 주제로 발표했다. 뤼미에르 테크놀로지는 지난해 다중스펙트럼 촬영과 단층분석 방법으로 미인도와 천 화백의 진품 중 동시대 작품 아홉 점을 비교한 결과 미인도가 위작임을 판정했다.
하지만 해당 과학감정 보고서는 한국 검찰에 의해 전혀 수용되지 않았다. 이 학술대회에서 코트 씨는 한국 검찰에 제출했던 검증 포인트 외에 추가로 미인도와 천화백 진품 간의 색상 채도 비교연구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발견했다"고 했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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