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법원이 '이재용 재판'을 맡은 부장판사와 최순실씨의 연관성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일단 재배당을 하지 않고 해당 부장판사에게 사건을 계속 맡기기로 했다. 다면 이를 둘러싼 논란과 의혹의 눈초리가 커질 수 있어 향후 법원이 어떻게 대응을 할 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16일 오후 "현재 이영훈 부장판사의 재배당 여부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 부장판사가 언론 보도 이후 장인인 임모 박사에게 확인한 결과 장인이 과거 독일 유학 중 독일 한인회장을 한 사실이 있지만 최씨 일가의 후견인 역할을 한 바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최씨의 후견인 역할을 했던 임 박사의 사위가 현재 이 부회장의 재판을 맡고 있는 이 부장판사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안 의원은 "임 박사의 사위가 이 부회장 재판의 책임 판사로 배정된 것이 결코 의도적이지는 않았을 거라고 본다"면서도 "다만 공정성에 시비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법원 관계자는 이 부장판사의 장인 임 박사는 독일에서 유학생활을 마치고 1975년 귀국해 정수장학회에서 3~4년 이사로 재직했을 뿐 최씨 일가의 후견인 역할을 한 바는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임 박사는 당시 정수장학회 이사로 재직하면서 정수장학회장과 동석해 최씨의 부친인 최태민씨를 한 차례 만났고, 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 전 최순실씨가 독일에 갈 때, 지인에게 최씨를 소개해 준 사실은 있다"면서도 "박(정희) 대통령 사망 후에는 (임 박사가) 최태민이나 최순실 등 그 일가 사람들을 만나거나 연락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이 부장판사의 (이 부회장 재판) 재배당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는 아니다"며 "향후 재배당의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부회장은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 부회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사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 등 4명과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은 자신의 경영권 승계와 연결된 삼성물산ㆍ제일모직 합병 등에 대한 정권의 도움을 받을 목적으로 박 전 대통령과 최씨에게 뇌물을 제공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특검에 따르면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최씨에게 전달했거나 전달하기로 약속한 금액은 총 433억2800만원에 달한다.
당초 이 부회장 등의 재판은 지난 1월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던 조의연 부장판사에게 배당됐지만 조 부장판사가 재배당을 요구해 이 부장판사에게로 사건이 넘어갔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