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체화적 역사쓰기+아시아 예술가 17팀 23점
‘무빙 이미지’ 융합 장르를 다층적으로 탐구
동·서양 조화와 대립을 담은 영상까지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백남준이 개척한 비디오아트는 21세기 디지털 기술로 인해 ‘무빙 이미지’ 개념으로 확장됐다. 이제는 비디오, 영화, 애니메이션 등 영상 장르의 구분이 무의미하다. 사진과 영상매체는 더 이상 현실을 상징하지 않는다. 사실과 허구의 공유, 사적인 사유와 공적인 사유도 그 경계가 허물어졌다. 이로 인해 ‘무빙 이미지’는 매우 유기적이고 확장적인 가능성을 가진다.
백남준아트센터는 오는 7월 2일까지 기획전 ‘상상적 아시아(Imaginary Asia·9일 개관)’를 연다. 전시에 참가하는 작가들은 ‘무빙 이미지’라는 융합 장르를 다층적으로 탐구한다. 전시에는 아시아가 공유하는 다양한 역사적 경험을 주체적으로 상상하는 아시아권역 예술가 17팀(총 23여점)이 참여한다.
작가들은 동시대 미술에서 새롭게 제안되는 자기체화적 역사쓰기를 시도한다. 여기서 역사쓰기란 승자의 기록인 ‘History’가 아닌 각자의 주관에 따라 다양하게 쓴 ‘histories’를 의미한다.
작품은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먼저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다양한 아시아 지역의 이야기를 다룬다. 주로 동아시아 작가들이 참여해 자국의 역사적 정체성을 표출한다.
다른 한 가지는 아시아의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의 작품을 소개한다. 이 작업은 주로 아시아와 서양의 경계에 있는 나라의 영상 작업으로, 동서양의 조화와 대립에 대해 탐구한다. 그 중 베트남 출신의 작가 딘 큐 레, 중국의 쉬빙과 양푸동, 일본의 메이로 고이즈미와 아이다 마코토, 이집트 출신의 와엘 샤키 등의 작품은 국내 최초로 선보인다. 중국 작가 송동은 신작 ‘시작 끝(2017)’을 이번 전시에서 최초로 공개한다.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아시아의 과거와 현재를 기록하고 서술하는 방식이 아니라 대화하고 상상하는 역사 쓰기를 제안한다. 매체의 경계를 해체하는 자유롭고 열린 사고로 아시아의 다양하고 굴곡진 역사적 경험들을 진중하면서도 창의적으로 풀어낸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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