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피커 '누구' 10만원이하 저가형 모델 7월 출시
API 개방 등 오픈플랫폼 전략으로 제휴기업 확대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생태계 확대를 위해 AI 스피커 '누구'의 저가형 모델을 출시한다. 3분기에는 IBM의 AI 플랫폼 '왓슨' 기반의 SK(주) C&C '에이브릴'과 접목, 영어 회화 기능을 제공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이르면 7월 가격이 저렴한 형태의 AI 스피커를 출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지난해 9월 출시된 국내 최초로 출시된 AI 스피커 누구의 출고가는 24만9000원이며, 현재는 프로모션 기간으로 14만9000원에 판매된다.
SK텔레콤은 누구에서 무드등 등 일부 기능을 제외해 가격을 10만원 아래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전 세계 AI 업계를 주도하는 아마존도 '에코' 출시 이후 저가형 버전으로 '에코 닷'을 선보인 바 있다.
이 같은 흐름에 SK텔레콤도 합류한 것은 더 많은 AI 단말기를 보급, AI 플랫폼을 선점한다는 전략에서다. 많은 가정에 자사의 AI 디바이스가 깔려야 더 많은 협력사가 AI 누구를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는 얘기다. 누구는 출시 5개월 간 약 5만대 판매됐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박람회 CES에서 수많은 ICT 업체가 아마존의 AI 플랫폼 '알렉사'를 활용한 각종 서비스를 선보였는데, 이는 아마존이 전 세계에 500만대 이상의 '에코'를 판매하면서 AI 생태계를 장악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3분기에는 누구에 에이브릴이 연동, 상용 서비스가 출시될 전망이다. 에이브릴은 IBM 왓슨 기반의 AI 솔루션으로 SK텔레콤의 누구가 보유하지 못한 영어 인식 및 대화 기능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누구를 '가정용 영어 회화 선생님' 등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또 누구 기반의 디바이스를 글로벌 시장에 내놓을 수도 있다.
또 SK텔레콤은 현재 연내 누구의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공개하기 위해 기술ㆍ정책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아이디어와 기술력이 있는 ICT 업체는 SK텔레콤의 누구를 활용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아마존도 API 공개를 통해 현재 3000개 이상의 ICT 기업이 알렉사를 자사의 제품에 접목할 계획을 갖고 있다. 아마존은 API를 개방할 때 자사의 AI 플랫폼을 부르는 명령어를 '알렉사'로 통일해야 한다는 정책을 내걸었다. SK텔레콤도 이와 같은 개방 정책을 고민하고 있다.
손세진 SK텔레콤 플랫폼사업부문 누구기획팀장은 "아마존이 AI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오픈플랫폼 형태로 API를 개방하면서 빠르게 제휴처를 확보했기 때문"이라며 "SK텔레콤도 저가 모델을 판매하고 API를 개방하는 등 오픈플랫폼 전략을 펴 더 많은 제휴처가 누구를 활용한 서비스를 내놓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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