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정부가 2월 소비가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에도 수출회복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획재정부는 9일 '3월 최근경제동향(그린북)' 보고서에서 "우리 경제는 수출 회복세가 생산·투자확대로 파급되고 있으나, 소비를 중심으로 내수둔화가 지속되며 경기회복세를 제약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재부는 2월 그린북에서도 "민간소비가 둔화되며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지난달 수출은 석유류·반도체 등 주력품목의 호조와 조업일수 증가 등으로 전년 동월대비 20.2% 증가하며 5년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1월 광공업 생산도 수출 개선 등에 힘입어 반도체·전자부품 등을 중심으로 반등했고, 서비스업 생산은 운수와 금융·보험 등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지속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등 IT 업종의 기계류 투자 확대로 3개월 연속 증가했다.
2월 금융시장은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주식시장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부동산 시장은 보합세를 지속 중이다.
반면 1월 소매판매는 소비심리 위축 영향 등으로 승용차와 화장품 등 내구재·비내구재 판매가 줄며 2.2% 감소,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세계경제는 미국 등 선진국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보호무역주의 확산·하드 브렉시트 추진·프랑스 대선 관련 불확실성 등 리스크도 상존하고 있다고 봤다.
중국 경제가 수출 증가세 전환 등으로 안정적 성장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일본은 1월 수출증가세가 둔화되며 산업생산이 6개월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유로존 경제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경기체감지수가 개선되는 가운데 물가상승으로 양적완화(QE) 축소 압력이 커지는 모양새다.
하지만 앞으로도 현재의 수출 회복흐름이 이어지고, 소비도 2월부터는 전월대비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분위기가 반전될 것으로 보인다.
주환욱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속보지표 등을 모니터링 중인데, 소비가 3개월 연속 감소중인 것을 감안하면 (2월 소비) 방향 자체는 플러스로 생각하고 있다"며 "단, 반등의 폭은 일단 숫자가 나와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6.2%), 신용카드 승인액 증가(11.5%) 등이 소매판매 증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심리 지표인 소비자심리지수도 1월 93.3에서 2월 94.4로 상승했다.
수출 역시 전 세계적으로 교역이 신장되는 가운데 상승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주 과장은 "전반적으로 선진국·자원국 경기가 호전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교역과 수출이 신장되고 있다"며 "중국도 2월 수출이 4.2%, 수입이 44.7% 증가하는 등 원자재나 자본재 수입이 늘고 있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일 IBK경제연구소가 보고서를 통해 '사드 보복이 본격화할 경우 경제 성장률이 최대 1%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한 것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상황에 따라 시나리오를 마련해 영향을 분석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과 대외 통상현안, 국내 상황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심리위축과 고용부진 우려가 상존한다는 점은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정부는 향후 범정부 비상 대응체제를 통해 대내외 경제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선제적 대응을 강화하는 한편, 경기회복 모멘텀을 확보하기 위해 1분기 재정 조기집행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내수 보완을 위해 소비·투자 등 부문별 활성화 대책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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