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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악화 천일고속, 여전히 오너家 위한 통큰 배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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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부산과 경남지역을 거점으로 고속버스 여객운송업을 하는 천일고속이 반 토막 난 경영실적에도 불구하고 오너일가를 위한 '통 큰' 배당을 결정했다. 창업주가 차명으로 가지고 있던 주식을 실명으로 전환해 손자들에게 증여한 이후 고배당 정책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오너일가의 지갑을 부풀리기 위한 배당이란 지적도 나온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천일고속은 지난 6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2016회계연도 결산 배당금으로 보통주 1주당 5000원을 지급하기로 결의했다. 1주당 시가배당률은 5.4%이며 배당금 총액은 71억여원이다.

천일고속은 지난해 영업이익 10억8085만원, 당기순이익 24억9916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이 2015년보다 0.7% 감소했을 뿐 아니라 유가 상승으로 운송원가가 높아져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62%, 46% 감소하는 영향을 받았다. 경영상태는 나빠졌지만 순이익의 3배 금액을 배당금으로 책정한 것이다.


경영악화 속에 진행된 '통 큰' 배당은 대부분 오너 일가의 주머니로 들어간다. 현재 천일고속의 지분 85.74%는 창업주인 고(故) 박남수 명예회장의 손자와 아들이 독차지하고 있다. 배당금 총액 71억원 중 대부분인 60억원 이상을 오너 일가가 가져간다는 얘기다.

박 명예회장의 손자인 박도현 천일고속 대표가 가장 많은 지분 44.97%(64만2725주)를, 박주현 부사장이 37.24%(53만2253주)를 보유 중이다. 2015년 박 명예회장이 차명으로 보유 중이던 주식을 실명으로 전환해 두 손자에게 증여한데 따른 것이다. 이밖에 특수관계인으로 묶여 있는 박 명예회장의 아들인 박재명 전 대표가 지분 1.22%를, 손자 박정현씨가 2.31%를 가지고 있다.


한편 천일고속은 박 명예회장의 주식이 차명으로 있을 때까지만 해도 배당에 인색한 회사였다. 2011년 초 천일고속은 2010년도 이익분에 대해 5억원에 불과한 배당을 결정했을 뿐이고, 그 이후부터 2014년까지는 아예 배당을 하지 않았다.


천일고속의 이익 배당 안건은 오는 24일 주총서 승인될 예정이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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