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상사 대비, 여행상품 제한할 예정"
편성표에서 내리고 동남아·유럽등 기타 지역으로 대체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한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에 따른 반한(反韓) 감정이 중국 현지에서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여행객들도 발길을 돌리고 있다. 봄을 앞두고 매년 3월 장가계·상하이 등 중국 각 지역을 소개하던 홈쇼핑 업계에서도 관련 관광상품이 자취를 감추는 분위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GS홈쇼핑, 롯데홈쇼핑 등 대형 홈쇼핑 업체들은 최근 사드 배치 문제로 중국 여행에 대한 안전문제가 불거지자 이번주 예정됐던 관련 상품을 방송 편성에서 모두 내렸다. 고정적으로 여행상품을 소개하던 주말 시간대에는 동남아시아 및 유럽, 일본 등 다른 지역 관광상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GS홈쇼핑 관계자는 "사드 이슈가 계속되면서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불상사에 대비, 당분간 추이를 지켜보면서 국내에서 출발하는 여행상품은 제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날씨가 풀리는 3월부터는 중국 상하이, 장가계 등 중·남부 지방 패키지 상품이 본격적으로 판매돼 왔지만 올해는 안전 문제를 비롯한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해 이 같이 결정한 것이다. CJ오쇼핑의 경우 현재까지 중국 관광상품에 대한 편성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한중 관계가 냉각기류를 띈 최근 들어 중국 관련 상품은 저조한 판매율을 보여왔다. 롯데홈쇼핑에서는 올해 1월부터 지난 5일까지 전체 여행상품 매출이 전년 대비 51% 급증했지만, 최근 일주일 간(2월27일부터 3월5일) 중국 관련 실적은 크게 줄었다. 대련과 상하이 관련 상품은 각각 평균 대비 50% 감소했고, 다롄행 상품은 취소율이 평소보다 30% 이상 늘었다. 반면 세부, 마닐라, 하노이 등 동남아시아 여행상품은 최근 3회 방송 동안 1만5000건이 판매되며 평소보다 2배 이상 잘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현지에서는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 계열사 제품을 불도저로 뭉개버리거나 관련 사업장 앞에서 폐쇄 시위를 벌이는 등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반한 감정이 격화되는 분위기다. 롯데 뿐 아니라 한국기업, 한국인에 대한 전반적인 반감도 고조돼 일부 현지 사업가 및 유학생들의 경우 신변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실제로 최근엔 길가에 주차돼 있던 한국산 차량이 파손되는 장면이 국내외 언론에서 보도된 바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마찰을 최대한 피하고, 정부의 대응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면서 "기업 관계자가 현지에 방문하는 등의 방식으로는 해결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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