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인수·합병 성공시킨 M&A 귀재
소통에 적극적인 얼리어답터…일본어·영어도 능통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롯데그룹의 '2인자'로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이 급부상했다. 그룹 전반의 기획·조정 업무를 맡아왔던 전문경영인으로서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며 회사 외형 확대에 일조한 역량을 인정받았다는 평이다.
21일 롯데그룹은 회사의 신설 컨트롤 타워 '경영혁신실'의 수장으로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현행 7개부서(비서실, 대외협력단, 운영실, 개선실, 지원실, 인사실, 비전전략실)로 구성돼 있던 기존의 그룹 정책본부는 폐지되고 향후 재무, 인사, 커뮤니케이션, 가치혁신팀 등 4개 팀 축소된 경영혁신실로 운영된다.
이번 인사를 통해 황각규 사장은 경영혁신실장으로 그룹 전반의 기획, 조정 업무를 책임지게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고(故) 이인원 사장의 공백을 잇는 새로운 '2인자'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황 사장은 전문경영인으로서 그간 삼성케미칼 인수 등 대규모 인수·합병(M&A), 우즈베키스탄 화학 플랜트 준공 등을 통해 회사 외형을 빠르게 성장시킨 주역으로 꼽힌다. 서울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 1979년 호남석유화학으로 입사해 1990년 신 회장이 같은 회사 상무로 부임했을 때부터 부장으로 근무하며 측근으로 분류됐다.
롯데그룹이 매출 90조원의 재계 5위로 성장하게 된 것도 황 사장의 역할이 컸다. 그는 2004년 우리홈쇼핑(롯데홈쇼핑), 2007년 대한화재(롯데손해보험), 2008년 케이아이뱅크(롯데정보통신), 2009년 두산주류(롯데주류), 2010년 바이더웨이(코리아세븐), 2012년 하이마트(롯데하이마트) 인수 등을 주도하며 역량을 인정받았다. 2014년부터는 정책본부 운영실장으로 그룹 전반에 대한 경영 관리를 책임지고 있을 뿐 아니라, 옴니채널 구축과 인공지능(AI) 도입 등 그룹의 혁신적인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황 사장은 사내에서는 얼리어답터로 통한다. 휴대폰을 비롯해 신규 정보기술(IT) 기기가 출시되면 가장 먼저 사용해보고 주변 임직원들과 의견을 나누기도 한다. 글로벌시장에서의 각종 뉴스와 소식이 눈에 띄면 관련 본부 간부급 임원에게 이메일로 직접 전달해주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후문이다. 각종 행사장에서 기자들의 접촉을 저지하는 회사 관계자들을 오히려 만류하고, 적극적으로 대화할 정도로 소통에 대한 열의도 높다.
남다른 어학 실력 역시 자주 회자된다. 일본에서 건너올 당시 한국어가 서툴던 신 회장에게 유창한 일본어로 업무를 보고해 신뢰를 얻었다는 얘기가 나올 만큼 원어민 수준의 일어를 구사한다. 영어 역시 능통해 해외 출장이나 미팅 시 통역 없이 대화한다는 전언이다. 한 롯데그룹 관계자는 "황 사장이 별도로 어학연수를 가지는 않았다"면서 "개인적인 학습과 노력의 결과물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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