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데저트클래식 출전료만 126만 달러, 차세대 흥행카드는 매킬로이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126만 달러(14억6000만원)."
'돌아온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부수입이 여전히 짭짤하다. 2일 밤(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에미리트골프장(파72)에서 개막한 오메가 두바이데저트클래식(총상금 265만 달러) 출전료만 우승상금(44만 달러)의 3배에 달하는 126만 달러다. 아직은 '흥행 갑(甲)'이라는 이야기다. 이 대회가 바로 우즈가 유러피언(EPGA)투어 가운데 유일하게 단골로 출전하는 무대다.
2001년과 2004년, 2006년부터 3년간, 2011년과 2014년, 이번이 통산 8번째 출격이다. '오일 달러'가 출발점이다. 예전에는 총상금보다 많은 400만 달러(46억2000만원)를 받은 적도 있다. 7성급 호텔 버즈 알 아랍 로열스위트룸에 머무르는 등 국빈급 대우가 이어진다. 모든 방을 복층으로 배치했고, 명품으로 치장해 하루 숙박료가 1000만원이 넘는 곳이다.
우즈의 초청료는 2009년 '섹스스캔들'이 터지면서 하강곡선을 그렸다가 2012년 3승, 2013년 5승을 쓸어 담아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면서 다시 치솟았다. 2013년이 피크다. 10월 미션힐스그룹이 기획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의 '중국결투'에서는 딱 하루짜리 프로그램이었지만 200만 달러를 챙겼고, 11월 터키시에어라인오픈은 300만 달러를 주면서 아예 대회 일정까지 우즈의 스케줄에 맞추는 극진한 대접을 곁들였다.
우즈의 몸값이 월드스타 출전료의 '바로미터'로 작용한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2년간 투어를 떠나 가격이 많이 떨어졌지만 126만 달러는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호주)와 미국인들이 '차세대 타이거'로 꼽는 조던 스피스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우즈 파워'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성적과 상관없이 단지 우즈만이라는 이유로 화면에 자주 노출돼 홍보 효과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우즈를 능가할 최고의 흥행카드는 단연 매킬로이다. 2014년 7월 디오픈과 브리지스톤인비테이셔널, 8월 PGA챔피언십을 차례로 정복해 '메이저 2연승'이자 '빅 매치 3연승'의 위업을 달성해 월등한 기량을 과시했고, 2015년 잠시 주춤했다가 지난해 PGA투어 '플레이오프(PO)'에서 2승을 앞세워 페덱스컵 챔프에 등극하는 등 강력한 임팩트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우즈 못지않은 탁월한 뉴스 생산력이 흥행력으로 직결되고 있다. '테니스여제' 캐럴라인 보즈니아키(덴마크)와의 약혼과 파혼, 다시 두번째 약혼녀 에리카 스톨(미국)과의 결혼 발표 등 연애사가 동력이 됐다는 게 재미있다. 지난해는 고국의 내셔널타이틀 아이리시오픈을 위해 직접 호스트를 맡아 두바이면세점을 스폰서로 유치하는 등 긍정적인 면까지 가미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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