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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0번 월급받고 퇴직한 비결은 "기업-직원간의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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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속열차의 산 증인 최종빈 前 한국철도시설공단 처장 퇴임식서 지적
고속철 관제 메뉴얼 90% 만들어…"스스로 주연될 때 회사의 히스토리 된다"

480번 월급받고 퇴직한 비결은 "기업-직원간의 믿음" ▲40년 넘게 근무한 최종빈 전 한국철도시설공단 처장이 지난해 12월30일 열린 퇴임식 자리에서 부인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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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한 직장에서,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할 수 있었다는 것은 은총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30일 오전 최종빈 전 한국철도시설공단 처장(58)이 퇴임식 자리에서 이 같은 소감을 남겼다. 그는 철도고를 졸업하고 1977년 철도청에서 시작해 공단까지 모두 만 40년을 근무했다. 자투리 몇 달을 제외한 나머지만을 따진 기간이다.


그는 이날 퇴임식에서 지나간 날들이 주마등처럼 그의 뇌리를 스쳤다. 다른 업종에 근무하는 사람들이나 일반 국민들로서는 접하지 못한 독특한 경험이 있음은 물론 업무적 성과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곳곳에 있는) 고속철도역의 배선, 고속차량 운전실, 관제사 콘솔에도 내 아이디어가 녹아있다"고 그는 술회했다. 프랑스에서 고속열차 운전과 관제운영을 최초로 배웠으며 관제 매뉴얼의 90% 정도를 직접 만들었다고도 했다.


최 전 처장의 오랜 근무와 이를 통한 업무노하우 축적은 저성장 속에 실업률이 상승하고 노동 유연성이 강조되는 요즘 상황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진다. 특히 국정 리더십이 붕괴되고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진 채 새 해를 맞은 우리 사회에 적잖은 고민을 던져준다.


30~40년의 장기근속은 이제 은퇴하거나 은퇴가 임박한 세대만이 향유 가능한 것인가. 지금은 물론 앞으로도 그처럼 오래 한 기업에서 근무하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래서 공단 내부에서는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의식해 퇴임식과 관련해 언론에 공개로 자료를 내자는 제안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부서 후배는 "40년 넘게 근무했다는 뉴스를 접하면 '철밥통'이란 소리 듣기 딱 좋습니다"고 말했다.


장기근속을 편견을 갖고 볼 게 아니라 근무의욕을 북돋우는 차원에서 적절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특히 조직의 안정적 성장을 증명하며 성과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도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10년 이상 장기 근속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최저 수준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이를 의식한 듯 최 전 처장은 퇴임식에서 이렇게 부연했다.


"저는 믿음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믿음 없이는 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에, 믿음은 사랑보다 앞선 것이며 모든 일의 근원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을 믿을 수 있기에 일을 맡기고, 나를 믿고 일을 맡겼기에 더 완벽하게 하겠다는 의지가 공단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직원 개인 간의 믿음은 물론, 기업과 직원 간의 믿음이 장기근속과 업무적 성과를 가능하게 했다는 말이다. 또한 스스로 근무의욕을 불어넣고 업무효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달라는 당부도 했다.


그는 "근무 기간이 길다고 해서 또 여러 보직을 두루 거쳤다고 해서 자기만의 독특한 스토리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면서 "스스로 주연이 되고 남들이 싫어하는 일을 할 때 자기만의 스토리가 만들어지고, 그것이 회사의 히스토리가 된다"고 강조했다.


강영일 공단 이사장은 이날 19~41년간 근무한 14명의 퇴직자와 그 가족들에게 "여러분들이 경부와 호남, 수서고속철도 등 모든 현장에서 흘렸던 땀방울들이 국민의 발길로 승화됐다"면서 "이제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인생 2막의 멋진 주인공들이 되시길 기원한다"고 맺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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