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해섭 기자]“내가 (광장에)나가서 투쟁하다보니 우리가 되는 것이다.”
촛불 민심을 공직자들이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를 모색하는 좌담회에서 전남대 철학과 박구용 교수가 한 발제의 일부분이다.
광산구는 28일 광산구정책기획단 주관으로 촛불 민심 이후 지역에서 해야 할 일을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월봉서원에서 연 좌담회에는 광산구 정책기획단 위원과 공직자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좌담회는 ‘광장에서 피어나는 촛불 꽃’을 주제로 한 박구용 교수의 발제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박 교수는 “지금 광장에는 수만의 이념, 목표, 가치가 만나서 소통하고 어울리며 뭉치고 있다”며 “누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자기 이야기를 하며 어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박 교수는 광장에 대한 ‘환상’을 경계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나치의 전당대회가 열린 뉘른베르크, 스탈린의 광장을 예로 들면서 “광장에는 법과 정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법을 시민의 권리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권력이 조작한 광장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광장이 권력을 조직해야 한다”고 말하며 촛불 민심의 향후 진로를 밝혔다.
박 교수는 촛불 이후 광주공동체가 가야 할 방향도 언급했다.
그는 “‘촛불 광장’을 광주로 옮기려면 광장을 사회계약을 이뤄내는 결사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광장은 장소가 아닌 ‘사건’을 뜻한다. 낡은 것을 극복하기 위해 이야기하고 실천하는 ‘사건’이 곧 ‘광장’이라는 의미이다.
박 교수는 이를 구현할 두 가지 방안을 시민과 공직자에게 조언했다.
첫 번째는 모든 광주시민이 한 곳 이상의 시민단체 회원으로 가입하거나 후원하는 것이다. 기업과 관료, 지식인의 야합을 막을 수 있는 시민사회의 힘을 기르기 위해 시민사회단체 활성화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자치시대가 요구하는 공직자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골목과 마을로 가서 보편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면 지원책을 만들고, 이것을 다른 지역으로 전파하는 임무를 공직자가 수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노해섭 기자 no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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