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현대기아차는 올해 사상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간 내수점유율이 역대 최저로 떨어질 상황이다. 디젤게이트 여파로 수입차 시장이 7년만에 첫 감소세를 기록했지만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차 등의 주력 모델이 흥행에 성공하며 점유율을 늘리는데 한계를 보였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11월까지 현대기아차의 내수 점유율은 65.4%로 지난해 연간 내수점유율 67.7%보다 2.3%포인트 떨어졌다. 기아차가 니로 등 신차를 앞세워 0.8% 포인트 오른 29.6%를 기록한 반면 현대차가 3.2% 포인트 빠진 결과다.
가장 큰 문제는 생산, 내수, 수출 등 주요 3대 지표에서 모두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한 대목이다. 생산의 경우 현대차의 장기 파업 여파로 두 자릿수의 감소폭을 보였다. 현대기아차는 11월까지 총 289만대를 생산하며 325만대의 지난해보다 40만대 가까운 감소폭을 보였다. 내수도 문제다. 지난해에는 11월까지 110만대를 팔았지만 올해는 107만대를 파는데 그쳤다. 수출 역시 지난해 209만대에서 177만대로 떨어졌다.
원인은 단연에 파업에 있다. 올해 24번의 파업을 겪은 현대차는 생산차질 14만대, 손해액 3조원 이상의 손실을 입었다. 임금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현대차 노조는 1998년 이후 가장 긴 파업을 강행했다. 이런 탓에 현대기아차의 올해 3분기 경영 실적은 동반 하락했다. 현대기아차 모두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두 자릿수 하락했고 영업이익률도 떨어졌다.
현대차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률은 역대 최저인 4.8%를 기록했다. 현대차 영업이익률은 2011년 10.3%에서 2012년 10%, 2013년 9.5%, 2014년 8.5%, 2015년 6.9%로 줄곧 하락세다. 현대차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은 매출액이 69조1110억원으로 2.9%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13.8% 감소한 4조1723억원으로 2010년 이래 가장 저조했다. 영업이익률도 6%로 나타났다.
기아차 역시 3분기 매출액 12조6988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3.1% 감소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5248억원으로 22.5% 급감하며 2011년 이래 가장 낮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4.1%로 2010년 국제회계기준 의무화 이래 최저로 떨어졌다. 기아차는 영업이익률이 2011년(8.1%)부터 2012년 7.5%, 2013년 6.7%, 2014년 5.5%, 2015년 4.8%로 계속 감소세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자동차 시장은 매년 고속 성장세를 보이던 수입차가 7년만에 감소세로 전환하는 등 국산차 업체들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었지만 현대기아차는 파업 등의 변수로 발목이 잡혔다"며 "신형 그랜저 등의 호재가 있는 만큼 내년 상반기에는 내수 등에서 반등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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