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미국 기준금리가 0.5∼0.75%로 1년만에 0.25%포인트 오르면서 원·달러 환율 지형에 변동이 있을 전망이다. 달러 강세가 예상돼 1100원 중후반을 중심으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2.7원(0.23%) 오른 1169.7원에 거래를 마친 상태다.
특히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는 위원들이 앞으로 금리가 얼마나 오르고 내릴 것인지 개인적인 생각을 담은 표인 ‘점도표’를 통해 내년 1년간 3차례 금리인상이 단행될 것을 시사했다. 이는 기존의 2회 인상 전망보다 증가한 것으로 다소 매파적인 성향이 강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유탁 하나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당분간 환율은 글로벌 통화정책, 대내 정국불안 등 이벤트의 결과와 파급효과를 주시해야 한다”며 “1100원대 중후반을 중심으로 방향성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했다.
윤석헌 서울대 경영대 객원교수는 “해외자금이 일부 빠져 나가는 등 외환 시장이 흔들릴 것으로 본다”며 “한국 내부사정 때문에 충격이 있어 예상보다 높게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번 미국 기준금리 인상은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는 만큼 원·달러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김윤경 국제금융센터 팀장은 “이미 시장에 반영돼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미국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가속화 한다면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달러 피로감이 누적된 만큼 원·달러 환율이 일시적으로 소폭 떨어 질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연말까지 1150~1160선을 형성하거나 1150선 아래까지 떨어 질 수 있다는 것. 민경원 NH선물 연구원은 “달러 자체가 강해지면 미국 제조업 경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말까지 원·달러 환율이 1150원선으로 완만하게 내릴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선성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달러가 하향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트럼프 정부의 정책이 구체적으로 나온 것이 없어 바로 매파적인 목소리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연말 원·달러 환율이 1150원선 아래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달러가 이미 해외시장에서 강세인 만큼 더이상 반영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강달러에 대한 기대가 커서 차익 실현이 나오더라도 중국발 자본유출 우려가 부각되는 만큼 연말까지 1160원선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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