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우드연구소 11월 P2P 금융 성장 보고서…업체수 120개 돌파·신생 업체, 경영 어려움 가속화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P2P(개인 간 거래) 대출 업체들의 폐업이 현실화하고 있다. 업체 수가 120개를 넘어섰으나 폐업한 업체도 올해만 5개사나 된다. P2P 대출시장의 가능성만 보고 뛰어든 신생 업체들은 고객의 신뢰를 바탕으로 주도권을 쥔 기존 업체에 밀려 자리를 잡지 못하는 모양새다.
6일 크라우드연구소가 발표한 ‘11월 말 P2P 금융 성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영업을 하던 P2P 업체 수는 121개로 집계됐다.
지난 1월 16개에 불과하던 업체 수가 1년도 채 안 돼 7.5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지난 7월 64개로 집계된 뒤로도 매월 10여개 업체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업체 간 경쟁이 격화하면서 폐업하는 업체가 생겨나고 있다. 지난 8월 처음으로 폐업한 P2P 업체가 나온 뒤 이달 초까지 5개 업체가 문을 닫았다. 8월에 1곳이 사업을 정리했고, 9월과 10월에 각각 2곳과 1곳이 폐업했다. 이달 초에 문 닫은 업체는 P2P금융협회 회원사로 알려졌다.
신생 P2P 업체들은 ‘죽을 맛’이다. 지난달에 25개 P2P 업체는 아예 영업 실적을 내지 못했다. 또 지난 7~10월 사이 운영을 중단했다가 지난달에 영업을 재개한 업체도 3군데나 됐다. 이들 대부분은 올해 창업한 신생 업체들이다.
전체 P2P 업체 2곳 중 1곳 이상은 폐업 위기에 몰려 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매월 누적 대출취급액이 늘고 있는 업체는 57개사에 그쳤다. 나머지 64개사는 대출 신청자가 있어도 투자자를 유치하지 못해 영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상대적으로 짧은 상환 기간과 높은 수익률로 투자자를 끌어 모았던 부동산 P2P 업체의 사정도 비슷하다. 부동산 담보나 프로젝트 파이낸싱(PF)대출을 주로 하는 담보전문 P2P 업체 67개사 중 31개사만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P2P 업체도 2곳 중 1곳 이상이 문 닫기 직전인 셈이다.
아울러 일부 P2P 업체가 시장을 독식하는 ‘쏠림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상위 10개 P2P 업체들의 누적 대출액이 3009억원에 달한다. 당분간은 매출액 상위 P2P 업체에 투자자들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P2P 대출시장은 계속 커지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누적 대출액은 4920억원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담보, PF대출 등 담보 대출실적이 3213억원으로 전체의 65%를 차지했다. 개인 신용대출과 소상공인, 장외주식 담보 등 기타대출 실적은 각각 467억원, 1240억원을 기록했다. P2P 대출시장이 신용대출에서 부동산 담보대출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현상이 굳어지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까지는 신용대출(220억원)이 전체 P2P 대출시장(393억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P2P 업체의 평균 수익률은 연 12.09%였다. 분야 별 평균 수익률을 보면 담보대출이 연 14.56%로 가장 높았고, 신용대출과 기타대출이 각각 연 11.65%와 연 11.06%로 조사됐다.
P2P 대출업은 온라인에서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가 돈을 모아 대출자에게 중금리(연 6~20%)로 돈을 빌려주고 그 대가로 수익을 올리는 새로운 형태의 금융업이다. 2014년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뒤 급성장하고 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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