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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수다] 올라! 쿠바, 쿠바에서는 뭘 먹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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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전 보았던 ‘아메리칸 쉐프’는 주인공 칼이 행복과 즐거움을 ‘요리’를 통해 찾아가는 이야기를 잔잔하게 그려놓은 영화로 기억된다. 요리가 배경이 되는 영화답게 여러 가지 요리들이 등장했지만 주인공이 푸드트럭에서 만드는 ‘쿠바 샌드위치’가 강렬한 인상을 남기면서 쿠바라는 나라에 대해 상상의 나래를 펴게 되었다. ‘쉽게 가기 어려운 나라’, ‘헤밍웨이와 모히토’. ‘체게바라의 혁명’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이 정도가 쿠바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전부였다. 그런 쿠바를 얼마 전에 여행하게 되었다.


쿠바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공산국가로 폐쇄적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지만 음악과 여유, 휴식이 어울리는 곳이다. 낮이나 밤이나 어디서나 음악이 있으면 온몸으로 리듬을 타는 쿠바인들, 그리고 쿠바의 애환이 담긴 술, 모히토와 쿠바 리브레가 그들과 함께 한다.

[요리수다] 올라! 쿠바, 쿠바에서는 뭘 먹나 헤밍웨이가 사랑한 술, 모히토(moh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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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히토(mohito)는 28년간 쿠바에 머무르면서 걸작을 집필한 헤밍웨이가 특별히 사랑했던 술로 더 유명하다. 뜨거운 카리브해의 햇빛을 받고 자란 사탕수수를 증류해 만든 럼과 민트, 라임즙을 섞어 만들어 상쾌함과 청량감을 주는 음료수와 같은 쿠바의 국가대표 술이고 쿠바 리브레(cuba libre)는 과거 미국과의 관계를 상징하듯 콜라와 럼, 라임즙을 섞어 만든 또 다른 쿠바의 술이다. 나와 같은 여행자에게는 모히토와 쿠바 리브레는 여행의 이야깃거리를 만들어주지만 쿠바인들에게는 오랜 역사 속에 사탕수수를 재배하면서 겼었던 아픔이 담겨 있는 술이었다.


섬나라 쿠바는 열대성 기후로 연평균 기온이 25도 정도이다. 5-10월에는 비가 많이 오는 우기이고 11-4월은 건기로 태풍도 잦은 곳이다. 같은 열대성 기후인 동남아시아와는 달리 먹거리는 풍족하지 않았고 외국인들에게는 물가도 만만하지 않았다. 오랜 시간 동안 스페인의 지배를 받았으니 쿠바에서는 스페인의 요리법이 그대로 재연되리라 상상한 건 어디까지나 착각의 자유에 빠져있는 나의 잘못이었다. 자본주의와 공산주가 대립하던 냉전시대가 끝나면서 쿠바는 미국의 강도 높은 경제제재와 금수조치의 강화로 식료품이나 생활필수품들이 부족한 현상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편의점과 동네마트, 대형 마트에 재래시장까지 필요한 것만 있으면 언제든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우리와는 사정이 많이 달랐다.

[요리수다] 올라! 쿠바, 쿠바에서는 뭘 먹나 쿠바인들의 주식, 프리홀레스

주식은 쌀로 찰기가 없는 쌀에 기름까지 더해 밥을 지으니 우리나라에서 먹는 찰진 밥은 상상하면 안 된다. 프리홀레스(frijoles)는 쿠바인들의 장수 비결로 알려진 콩으로 팥과 비슷하며 쌀과 함께 쿠바인의 주식이다. 채소는 비료 등의 부재로 본의 아니게 유기농 채소가 대부분이라 크기나 상태가 썩 좋지 않으며 한 곳에서 다 팔지 않기 때문에 몇 가지 채소를 구입하러 다니다 보면 하루해가 저문다. 계절의 영향인지 잎채소들도 흔하지 않았고 유카(yuca)라는 고구마와 감자의 중간쯤 되어 보이는 뿌리식물을 활용한 요리법들이 많았다.

[요리수다] 올라! 쿠바, 쿠바에서는 뭘 먹나 유카(yuca)


섬나라답게 해산물이 흔한 편이지만 요리법은 다양하지 않고 굽거나 튀기는 정도의 간단한 요리법이 주를 이룬다. 특히 ‘랍스타’를 쿠바에서 꼭 먹어야 하는 음식으로 여행책자에 소개되지만 우리나라에서 랍스타가 흔하지 않기 때문이지 쿠바의 랍스타 요리가 특별히 맛있어서는 아닌 것 같다. 공산품들이 흔하지 않다 보니 소스들도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소금, 후춧가루 정도로 간을 하는 요리들이 많고 해산물 요리에는 토마토소스가 베이스가 되는 엔칠라다(enchilada) 소스를 곁들인 것을 종종 맛볼 수 있다.

[요리수다] 올라! 쿠바, 쿠바에서는 뭘 먹나 랍스타


육류요리는 주로 얇은 필렛(fillet)으로 구워서 밥에 곁들이고 약간의 채소를 곁들이는 것이 일상적이고 돼지고기나 닭고기에 비해 쇠고기는 특히 여행 중에 맛있는 집을 찾기 어려웠고 스테이크라고 적혀 있어도 두툼할 것이란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


거리 음식으로는 피자나 샌드위치가 흔하다. 치즈가 듬뿍 올라간 조각피자를 상상하거나 영화 속 쿠바 샌드위치는 상상하지는 말아야 한다. 피자는 탄력 없는 다소 느끼하고 짠맛이 강한 치즈가 전부이고 샌드위치는 신선한 채소는 적고 빵과 햄이 주를 이루고 소스는 거의 없다. 그리고 정어리처럼 생긴 생선을 통째로 튀겨 빵에 소스 없이 그대로 끼워 부족하게 먹는 진짜 쿠바 샌드위치가 있다. 쿠바의 식탁에는 넘치는 식재료 대신 낭만과 열정이 가득하다.


*엔칠라다는 멕시코 음식점에서 맛볼수 있는 것으로 토르티야에 살사와 고기, 치즈들을 말아 넣은 뒤 돌돌 말아 소스를 뿌린 후 오븐에 구운 요리를 말하지만 쿠바에서는 토마토 베이스의 소스를 엔칠라다라고 한다.


글=요리연구가 이미경 (http://blog.naver.com/poutian), 사진=네츄르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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