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고정금리 가계대출 줄어…이자부담 확대 우려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은행 가계대출 가운데 고정금리 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 변동금리를 이용하는 가계의 이자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31일 한국은행의 예금은행 가중평균금리 통계에 따르면 신규 가계대출 가운데 고정금리 대출은 지난달 48.6%로 전월(55.8%)에 비해 7.2%포인트 떨어졌다. 고정금리 신규 가계대출은 지난 7월 57.8% 이후 두 달 연속 줄고 있다.

금융채를 비롯한 시장금리와 수신금리 등에 연동된 변동금리 대출은 지난달 51.4%로 집계됐다.

가계대출 금리는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로 구분된다. 고정금리는 상품 가입 기간동안 이자율이 변하지 않는 것으로 고정금리로 시작했다가 3~5년 뒤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혼합형 대출'도 포함된다.

잔액 기준으로도 은행의 고정금리 대출이 줄었다. 고정금리 대출 잔액 비중은 지난 8월 34.7%에서 9월 34.6%로 0.1%포인트 떨어졌다. 고정금리 대출 잔액 비중이 줄어든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이처럼 고정금리 대출이 줄어드는 것은 은행이 수익성을 높이는 영업전략을 펼치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금리와 수신금리가 오르고 있어 은행들이 변동금리 대출을 통한 수익을 거두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그동안 금융당국이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 개선을 위해 고정금리 확대를 요구했지만 목표치를 달성한 은행들이 변동금리 대출에 다시 관심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변동금리 대출이 확대되면 가계의 이자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1.25%까지 낮췄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 국내 금리도 들썩이는 분위기다.

이미 은행의 대출금리는 상승세를 탔다.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3.03%로 전월(2.95%)에 비해 0.08%포인트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경우 지난 7월 2.66%에서 8월 2.70%, 지난달 2.80%로 두 달 연속 올랐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