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에 시장 폭발적 성장
국내 제약사 10곳, 화이자 '챔픽스'에 물질특허 권리확인 소송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국내 제약사들은 금연치료제 복제약 출시를 위해 특허 소송을 제기, 소송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가 금연 치료비 지원을 강화하면서 시장 규모가 1년 새 3배 이상 급성장한 상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코아팜바이오를 선두로 대웅제약, 한미약품, 보령제약, 씨티씨바이오, 안국약품, 일동제약 등 10여 곳의 제약사가 한국화이자제약의 '챔픽스(성분명 바레니클린)'에 특허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국내 금연치료제 시장은 한국 화이자제약의 챔픽스와 한미약품의 '니코피온(성분명 부프로피온)'이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화이자의 챔픽스는 금연치료제 시장의 80% 가량 차지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25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지난해 동기 대비 2배이상 매출이 증가했다. 이 상태를 유지하면 올해 매출은 500억원대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챔픽스의 물질특허는 2018년 11월 14일 만료될 예정이었지만, 화이자의 요청에 따라 2020년 7월 19일까지 연장된 상태다.
하지만 급속히 시장이 확대되자 국내 제약사들은 챔픽스의 특허를 깨고 복제약을 출시하기 위해 나섰다. 이들은 챔픽스의 물질특허에 대해 소극적 권리범위 확인심판을 청구했다. 이는 자사 제품이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받는 소송으로, 물질특허를 완전 무효화하는 것과 다르다. 물질특허를 연장한 제품에 대해 더 유용한 전략이라는 평가다.
앞서 지난 8월에는 명인제약, 국제약품, 환인제약 등 8개 업체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금연치료제 성분인 '부프로피온'의 복제약 판매허가를 받았다.
부프로피온은 다국적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웰부트린'의 주성분으로 GSK는 웰부트린을 금연치료제보다는 우울증 치료제로 판촉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부프로피온 성분 금연치료제 시장은 한미약품의 니코피온이 주도해왔다. 금연치료제 시장 20%를 점유하고 있는 한미약품의 니코피온은 지난 2014년에 1000만원대에 불과했던 처방액이 2015년에는 42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판매량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의약품 시장조사업체인 IMS데이터 기준 올해 상반기 금연치료제 전문의약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39%가 증가한 약 376억원 규모를 기록했다.
여기에는 정부 지원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금연치료제는 국가가 지원하는 금연치료 프로그램에 사용돼 개인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없다. 이로 인해 금연치료 프로그램 등록자는 올해 9월 기준 26만8974명으로 이미 지난해의 등록자수(22만8792명)를 넘어섰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담뱃값이 오르자, 금연에 대한 국민들의 욕구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여기에 정부의 금연프로그램 지원으로 금연치료제의 수요가 늘면서 시장성이 높다는 판단 아래 복제약 출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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