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L";$title="김극수";$txt="김극수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장";$size="165,219,0";$no="2016080108561369343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보호무역주의 바람이 거세다. 최근 수년간 세계 경기 부진 속에서 조금씩 힘을 키워 온 보호무역주의는 올해 미국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태풍으로 변하고 있다. 수년간 뒷걸음질 친 세계 무역이 또 하나의 시련을 만난 셈이다.
보호무역주의는 세계 경제가 어려움을 겪을 때 어김없이 찾아왔다. 1930년대, 1980년대가 그랬고 이번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번에는 과거와 조금 다른 모습이다. 첫째, 미국 등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도 경쟁 하듯 수입규제 조치를 도입하고 있다. 미국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수입규제를 강화하면서 전 세계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이끌고 있다. 또 인도와 브라질도 최근 다소 주춤하긴 하지만 수입규제 조치를 빈번히 활용하고 있다. 둘째, 양자 및 다자간 교역자유화 확대로 관세장벽이 낮아졌으나 기술무역장벽(TBT), 위생검역(SPS)과 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비관세장벽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셋째, 중국을 겨냥한 수입규제가 늘고 있다. 중국이 중속 성장기조로 전환하면서 철강 등 투자가 집중된 산업에서 발생한 공급과잉으로 밀어내기 수출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보호무역주의는 쉽게 누그러지지 않을 것 같다. 무엇보다 저성장으로 세계 각국은 이전보다 국내 수요에 의존하는 성장전략을 택할 수밖에 없고, 이때 보호주의 유혹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또 미국 대선과정에서 나타나고 있듯이 소득 양극화와 일자리 부족을 무역과 결부시킨 반무역정서가 팽배하면서 신보호주의의 포퓰리즘이 득세하고 있다. 선거를 앞둔 후보의 말이 현실에서 그대로 실현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지만 자국 산업과 일자리 보호라는 명분은 쉽게 버리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나라는 주로 규제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만큼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촉각이 곤두서는 상황인 것이다. 우리나라는 반덤핑 피소 세계 2위, 상계관세 3위이고 중국을 표적으로 한 보호무역조치에도 비슷한 수출구조 탓에 덩달아 규제를 받는다. 우리나라에 대한 수입규제 건수는 2012년 120건에서 올 10월 182건으로 4년 새 52% 증가했다. 2년째 내리막길로 치닫고 있고, 주력 품목의 경쟁력 약화, 파업 등 악재로 흔들리는 수출에 큰 걸림돌이 아닐 수 없다.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업이 수입규제 가능성을 미리 철저하게 모니터링하고 제품의 고부가가치화를 추구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다. 정부도 기업의 노력을 측면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첫째,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국제적 인식 전환에 힘써야 한다. 세계무역기구(WTO) 등 다자간 채널을 활용해서 보호무역주의 확산 방지에 노력해야 한다. 둘째, 신통상규범에 대응해 국내 제도를 정비, 불필요한 통상분쟁을 미연에 방지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글로벌 스탠더드, 우리기업의 경쟁력 제고, 소비자 선택 확대의 세 가지 관점에서 국내 제도를 재정비해야 한다. 셋째, 수출을 보는 시각도 양의 성장에서 벗어나 부가가치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수출규모를 늘리다 보면 국가 간 무역불균형이 실상보다 부풀려져 불필요한 통상마찰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경제 저성장과 보호무역주의 바람 속에서 올해로 2년째 수출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연말쯤 수출증가세가 회복될 것이라는 바람마저도 예상치 못한 악재가 겹치면서 불투명한 실정이다. 내년에도 세계경제와 무역 모두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고 보호무역은 한층 기승을 부릴 것이다. 세계경제의 불확실성과 보호무역주의 파고를 헤쳐 나갈 지혜가 필요할 때이다 .
김극수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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