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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쉬어가라고…예술이 손짓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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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미술관 내년 3월5일까지 비밀의 화원展

좀 쉬어가라고…예술이 손짓하는 곳 비밀의 화원 전경 [사진=서울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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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무한경쟁의 시대. 현대인은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 있다. 이들을 위한 미술 전시가 문을 연다.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 있는 서울미술관이 하반기 기획 전시로 열어 내년 3월5일까지 진행되는 '비밀의 화원(Secret Garden)'. 회화, 사진, 설치 등 여러 장르에서 국내외 젊은 작가 스물네 명이 참여한 프로젝트다. 예술이 주는 진정한 휴식과 따뜻한 위로를 경험해볼 수 있다.

전시 제목은 우리에게 동화 '소공녀(A Little Princess)'로 잘 알려진 영국 작가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Frances Hodgson Burnett·1849~1924)의 동명 동화 '비밀의 화원'에서 빌려 왔다. 또한 조선시대 미술부문을 관장한 관청 '도화서(圖畵署)'의 잡직인 '화원(畵員)'을 뜻하기도 한다. 여기에는 아직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젊은 작가'라는 의미가 잠복했다.


동화 비밀의 화원은 성격이 고집스러운 주인공 메리가 부모의 죽음 이후 변모해가는 과정을 그린다. 메리는 고모부 집에 머무르면서 버려진 화원을 가꾼다. 동화는 메리가 가꾸는 화원으로 인해 그를 둘러싼 가족들도 행복해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관람객은 마치 비밀 속 화원을 가꾸며 성장해 나가는 소녀처럼 미술 작품으로 꾸민 화원을 통해 치유를 경험할 수 있다.

좀 쉬어가라고…예술이 손짓하는 곳 비밀의 화원 전경 [사진=서울미술관 제공]



전시장은 동화의 내용을 따른 스토리텔링으로 모두 네 가지 주제를 마련했다. 관람객은 전시의 시작 부분(part 1)인 '아무도 남지 않았다'에서 동화 속 주인공처럼 세상에 혼자 남은 외로움을 느낀다. 김유정의 '온기(2016)' 시리즈는 캔버스에 바른 석회를 긁어내는 기법을 사용해 상처를 치유하길 바라는 현대인의 갈망을 그렸다.


전시장을 쭉 따라 걸으며 천천히 음미하다 보면 어느새 정원에 닿아 있다. 극사실주의 기법으로 꽃과 과일을 화폭에 담은 마크 퀸(영국)의 '실크 로드(Silk Road·2010)' 앞을 지날 때는 비밀스러운 숲을 걷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한승구의 '스킨 오브 스킨- 디아2(skin of skin-dia2·2016)'가 눈에 들어오면 빛으로 가득한 꽃길을 거니는 듯한 환상에 사로잡힌다.


좀 쉬어가라고…예술이 손짓하는 곳 마크 퀸(Marc Quinn), Silk Road, 2010, oil on canvas, 169x263cm(사진 위) 한승구, Skin of skin_dia2, 2016, Mixed media, 가변설치(사진 아래) [사진=서울미술관 제공]



서울미술관의 이번 전시는 단순히 작품만 나열하는 전형에서 벗어나 관람객이 오감(五感)으로 예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우선 눈이 즐겁다. 공간마다 주제에 부합하는 각기 다른 공간 디자인을 시도해 보다 재미있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여기에 주요 공간들마다 서로 다른 향을 부여해 흥미를 더한다. 향기마케팅 전문회사와의 협업으로 관람객들의 공감각적 감상을 가능케 했다. 각각의 작품과 어우러지는 향기를 공동 연구해 개발했다.


서울미술관 안진우 학예연구사(31)는 "기존 전시와 비교했을 때 가장 많이 바뀐 점은 주제에 맞게 전시 공간을 새롭게 디자인했다는 데 있다. 신발을 벗고 잔디나 흙을 밟아볼 수도 있다. 향은 자연에서 추출된 원료를 사용해 인체에 무해하다. 공간의 콘셉트에 맞게 꽃향을 직접 조합해서 만들었다"고 했다.


좀 쉬어가라고…예술이 손짓하는 곳 석파정 전경 [사진=서울미술관 제공]



휴식 공간도 마련했다. 사실 미술관 전체가 커다란 화원이다. 비밀의 화원 전시장 안에 조성된 '라운지 S'는 관람객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편안하고 안락한 휴식을 제공한다. 비정기적으로 강의와 공연, 큐레이터 토크 등 관람객들이 보다 더 즐겁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미술관 옥상은 조선후기 흥선대원군이 별장으로 사용한 석파정(石坡亭·서울시 유형문화재 26호)이 있는 공원까지 연결된다. 전시장 안과 밖이 하나의 조화로운 휴식 공간이다. 가까이는 인왕산과 북악산, 멀리는 북한산의 단풍과 절경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야외공원 안에 물을 품은 길에 조성한 조각 전시회 '거닐다 숲'도 함께 관람할 수 있다.


전시장 맨 뒷 공간에는 특별 초대 작가 구역(SPECIAL GUEST ZONE)을 구성했다. 50대 작가인 앤 미첼(미국), 히로시 센주(일본) 등 해외 유명 중견 작가들이 이번 전시를 통해 국내 첫 소개된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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