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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AI 판사님, 人性도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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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폴스키·에치오니 AI전문가 인터뷰


[이슈추적]AI 판사님, 人性도 알까? 얌폴스키 소장(오른쪽)과 에치오니 소장.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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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인간 생사에 대한 최종 결정은 인간이 내려야 한다(로만 얌폴스키 미국 루이빌대 사이버보안연구소장)." "판결은 상황 자체에 대한 연민과 공감을 기초로 하지 않는가(오렌 에치오니 앨런인공지능연구소장)."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명성이 높은 이들의 설명은 역설적으로 시작도 인간, 마무리도 인간이었다. '인공지능이 사법의 미래까지 바꿔놓을 것인가'라는 물음에 관해서다. 둘은 인공지능이 그려낼 다채로운 미래상이 아닌, 대체 불가능한 인간만의 그 무엇에 오히려 초점을 맞췄다. 인공지능의 효용을 인정하되 한계와 우려를 늘 되짚어야 한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얌폴스키 소장과 에치오니 소장은 지난 17일 법원행정처 주최로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2016 국제법률 심포지엄(4차 산업혁명의 도전과 응전:사법의 미래)' 사전인터뷰에서 이 같은 생각을 내놓았다.


AI가 판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인가. 인터뷰를 관통한 질문이다. 얌폴스키 소장은 기술적 가능성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과연 기계에게 인간에 대한 판결을 내리게 해도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재판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인간의 가치를 중시하는 태도이고, 인간은 어쨋든 인간 만의 고유 가치를 선호할 것이란 게 얌폴스키 소장의 견해다.


에치오니 소장은 인공지능이 재판에 도움을 줄 순 있을 것이라며 이렇게 부연했다. "연구 결과를 보면 식사 직전인 경우에는 판사들의 혈당이 떨어져서 인내심이 줄어들고 기분이 안좋을 수도 있다고 한다." 판사의 컨디션 유지를 과학적으로 보조하는 역할. 얌폴스키가 그리는 '인공지능 사법'의 미래다. 얌폴스키 소장은 법정 곳곳에 설치된 '거짓말 탐지 카메라'의 녹화 내용을 판사가 참고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가상했다.


가장 유력하게 떠올릴 수 있는 인공지능의 사법적 기능은 데이터 집대성이다. 얌폴스키 소장은 "판결을 내리기 위해 지금까지 나온 방대한 자료를 검토하는 과정이 있는데 이런 부분에 인공지능이 개입하면 업무 강도가 내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줄어드는 업무 강도, 이에 기반한 컨디션 유지. 인공지능의 올바른 자리는 이처럼 선순환하는 인간사의 작은 연결고리가 아니겠는가. 얌폴스키 소장의 설명은 이런 추론에 도달한다.


인간은 여전히 인공지능이 막연하고 두렵다. 인공지능의 미래를 불행하게 묘사한 수많은 영화나 드라마는 막연함과 두려움을 부채질한다. 에치오니 소장의 대답은 '너무 걱정할 필요 없다'는 것이다.


"모두 아시겠지만, 플러그를 뽑아버리면 인공지능은 활동을 못 한다. 알파고 사례를 보자. 누군가가 알파고의 시작 버튼을 눌러야 한 수를 놓든 어쩌든 할 게 아닌가." 그래도 우려는 남는다. 이유는 우리가 인간이라서다.


얌폴스키 소장은 "이를테면 사이코패스일 수도 있고 해킹 집단일 수도 있는데, 이런 사람들이 나쁜 의도로 접근하는 경우, 뜻하지 않은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인공지능 설계와 각종 데이터를 '인풋'하는 건 어차피 인간의 몫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얌폴스키는 "앞으로 (한국이) 인공지능을 연구할 때, 서로 다른 많은 분야의 사람이 꼭 함께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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