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삼성전자가 왜 정정공시를 통해 3분기 잠정 매출과 영업이익을 하향 조정하면서까지 갤럭시노트7 단종 결정에 따른 리스크를 3분기 실적에 반영해야 했을까.
그 이유는 회계기준에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회계기준에 따라 매출과 손익의 변동 사항은 2016년 3분기 실적에 반영해야 하고, 유가증권시장 공시 규정에 근거해 변동 사항 잠정실적 공시를 정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 대형 회계법인 관계자는 "IFRS 회계기준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만약 갤럭시노트7 단종 결정의 리스크를 4분기에 반영할 경우 회계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3분기에 반영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이어 "3분기가 끝나는 9월 말을 기준일로 할때 3분기가 끝나기 전에 갤럭시노트 7 배터리 화재 사건이 터졌다"면서 "생산, 판매 중단 결정을 10월에 했더라도, 사건의 발단인 갤럭시노트7 배터리 화재 사건이 9월에 발생했기 때문에 이로 인한 예상 손실액을 3분기 실적에 반영하는 것이 회계기준 상 맞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기업의 경우 제품 단종으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액을 영업손실 또는 영업외 손실로 반영할 수 있는데, 삼성전자가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하향 조정한 것을 갤럭시노트 7 단종에 따른 예상 손실액을 영업손실에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연결기준 매출 47조원, 영업이익 5조2000억원으로 2016년 3분기 잠정 실적을 정정 발표했다. 정정된 3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06%, 영업이익은 29.63% 감소한 것이다. 또한, 전분기 대비 매출은 7.73%, 영업이익은 36.12% 감소했다.
삼성전자 측은 "갤럭시 노트7 단종에 따른 각종 비용을 3분기에 반영한 것"이라며 "부품비용과 판관비, 제품 제조 원가 등까지 모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노트7 단종과 리콜에 따른 감익 부분을 3분기 영업실적 공정공시에 최대한 반영한 것일수록 4분기 이익 개선 기대감이 높아져 주가에 긍정적일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 정정 발표는 ‘갤럭시노트 7 단종’에 대한 부담을 올해 3분기에 다 반영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며 "연말 성과급 등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으로 다른 분기에 비해 실적이 떨어지는 4분기에 비해 이미 지나간 3분기에 비용을 인식함으로써 시장 충격을 최소화 하겠다는 의지"라고 전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갤럭시노트 7 단종에 따른 손실을 하반기 실적에 모두 반영하겠지만 3분기 실적에 노트7 관련 비용 모두를 반영할 경우, 주가 흐름 측면에서는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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